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1.1%를 기록해 9분기만에 0%대에서 벗어났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으로 인한 정부지출과 건설투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국내총소득(GDI) 도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2.7% 증가해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3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전분기대비 1.1% 늘어났다. 2011년 1.3%를 기록한 이후 9분기만에 최대치다. 한은의 최근 전망치(1.0%)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전년동기대비로도 2.3%를 기록해 지난해 2분기(2.4%) 이후 1년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2분기 GDP가 개선된 것은 건설투자와 정부지출 영향이 컸다. 건설투자는 1분기에 전분기대비 4.1% 늘어난 데 이어 이번에도 3.3% 증가했다.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났다. 정부소비는 추경 편성과 재정 조기집행 영향으로 2.4% 증가했다. 수출도 1.5%(전년동기대비 5.3%) 증가해 힘을 보탰다. 민간소비는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늘어나면서 1분기 0.4% 감소에서 2분기에 0.6% 증가로 돌아섰다. 반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어들면서 1분기 2.6% 증가에서 2분기 0.7% 감소로 전환했다.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새 정부가 3월말에야 출범하는 바람에 정부 지출 중 경상지출 이외의 투자지출은 1분기 집행이 덜된 영향으로 2분기 정부지출이 늘었다"며 "올해 상반기 GDP가 전년동기대비 1.9% 성장했고 이 중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인데 이 수치가 하반기에는 두배 정도인 0.6%포인트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스마트폰 반도체 등 IT(정보기술)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25% 감소했던 선박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건설투자는 워낙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나아질 것이고 여러 경로로 파악한 결과 설비투자도 회복될 것으로 보여 한은이 이달초에 전망한 3분기 1.1%, 4분기 1.0% 성장 전망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엔저 영향으로 인해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서는 "엔저 효과가 나타나려면 벌써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선박을 제외하면 상반기 수출이 3.3% 증가한 것으로 정부가 발표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이 있지만 올해 무역수지 흑자는 굉장히 좋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재배업 및 어업을 중심으로 2.0% 성장했고 제조업은 스마트폰,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이 늘어나면서 0.8% 증가했다.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5% 늘었으며 서비스업은 운수보관, 정보통신이 감소했으나 도소매음식숙박, 금융보험, 보건ㆍ사회복지가 증가하면서 0.9% 성장했다. 전기가스수도업은 원자력발전이 줄어들면서 1.4% 감소했다.

국내총소득(GDI)는 국제유가 안정과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라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2.7%(전년동기대비 4.9%) 증가했다. GDP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국민들의 실제 생활에서 그만큼 구매능력이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