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과 지하구간 등 좁은 구간에서 지하철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 선로(線路)가 처음으로 국산화됐다. LS전선은 지하철과 전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과 이를 지지하는 부속을 포함하는 '강체 전차선로(R-BAR)'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강체 전차선로는 터널 천정과 벽면에 설치하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구조물로, 전원을 공급하는 전선을 고정하는 별도의 부속장치가 없는 단순 구조여서 좁은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서울 지하철 1~9호선, 인천·대구·대전·광주 지하철 1호선에 설치된 전차선로는 전선을 양쪽에 고정시키는 방식인 반면 이 기술은 '바(Bar)'에 고정시켜 전선이 끊어질 염려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복구를 하는데도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LS전선은 2010년부터 이 시스템의 개발에 들어가 핵심부품인 강체 전차선로 부품을 모두 국산화했다. 또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이 시스템을 대불터널에 설치한 뒤 신뢰성을 검증하고 얼마전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성능검증을 마쳤다.
김동욱 LS전선 상무는 "글로벌 규격에 준한 철도차량용 케이블, 고속철도에 사용되는 동합금 전차선과 인프라용 신호케이블 기술을 확보했다"며 "강체 전차선로까지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앞선 기술력을 해외에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차선로는 1990년대초 과천선과 분당선에 처음 설치된 뒤 25년간 인천공항철도, 수인선, 신분당선에도 설치됐지만 그때마다 전량 해외에서 들여왔다. 부속 생산과 전기공급시스템의 '기술 장벽'이 높아 스위스와 프랑스, 스페인 등 3개국이 시장을 독식했다.
LS전선은 "새 제품은 외국에서 들여온 강체 전차선로와 함께 사용하거나 대체해서 쓸 수 있다"며 "설치비용을 현재의 70%수준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