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롯데쇼핑은 국내 최대 유통 업체로 지난해 2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그룹의 전체 매출 82조원 가운데 30%를 차지한 핵심 기업이다.

16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소공동의 롯데백화점, 잠실의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 왕십리의 롯데슈퍼 본사 등 롯데쇼핑의 4개 사업본부에 조사4국 직원 15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뭘 조사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2009년에 세무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4~5년 주기의) 정기 세무조사일 수도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09년에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뒤, 120억원의 세금을 냈었다.

하지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특정 탈세 혐의를 포착한 경우에만 나서는 특별 세무조사 전담 조직인 데다 조사 투입 인력이 대규모이며, 정기 조사와 같은 사전(事前) 예고가 없었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예상되고 있다.

국세청은 롯데그룹 유통부문 회사들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쇼핑과 다른 롯데그룹 계열사의 내부거래 과정에서 매출을 누락하거나 매입을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탈세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3개 사업본부가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해외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비자금(秘資金)을 조성하는 등 역외(域外) 탈세를 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