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인터넷 생태계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네이버의 독과점 행태에 대해 업계는 물론 학계와 정치권까지 나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에서 개최한 정책간담회에서는 학계와 정치권 인사들이 나서 네이버의 검색 시장 독과점 논란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발제자로 참석해 "네이버가 구글과 달리 수익성을 목적으로 한 광고를 자연검색 결과보다 더 눈에 띄게 위에 배치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광고가 마치 실제 자연검색 결과인 양 착각하게 만들어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네이버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외부의 다른 인터넷 서비스 콘텐츠보다 우대하는 등 검색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언론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석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네이버의 뉴스 검색 시스템에 대해 "네이버 등 포털이 임의로 검색에 표출되는 언론과 그렇지 않은 언론을 선정할 권리는 없다"며 "네이버는 검색권력과 언론권력을 자유자재로 이용해 얼마든지 (수익을 얻기 위해) 장난칠 수 있는 회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소비자의 선택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며 항간의 비판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종호 네이버 정책커뮤니케이션실 이사는 "인터넷 사업은 특정 사업자가 한번 독점한다고 해서 영원히 독점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품질 경쟁을 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검색 키워드와 관련 있는 광고를 선별해서 표출하는 데 반해, 언론은 그저 돈만 내면 기사와 아무 관련 없는 광고도 게재한다"고 해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소 업체들의 아이디어를 상습적으로 도용한 뒤 문을 닫게 하는 네이버의 영업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네이버는 2010년 전국 맛집 정보를 제공하는 메뉴판닷컴을 그대로 모방한 '윙스푼'서비스를 출시해 메뉴판닷컴의 몰락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대학생 윤자영씨가 만든 패션정보 공유 스타일쉐어 서비스를 똑같이 따라한 워너비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아이디어 빼가기가 극에 달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이사는 "메뉴판닷컴은 네이버가 아닌 소셜커머스때문에 수익 감소를 겪었고 스타일쉐어 역시 해외 서비스를 따라한 후발 사업자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네이버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폈다. 한 이사는 오히려 "네이버가 구글과 바이두 등 해외 인터넷 공룡들에 맞서 국내 기업을 보호하는 선도 기업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만약 부당한 행위를 했다면 공적시스템이 작동해 막지 않았겠냐"는 주관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자리에 참석한 참석자들은 이 같은 네이버의 주장에 대해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포털은 스스로 자사 서비스가 공공재라는 인식을 갖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업체의 자율적 규제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좋지만, 안 된다면 행정권과 입법권이 발동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철현 공정위 시장감시국 서비스업감시과장은 "인터넷, 검색 기술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특정 업체에 점유율이 쏠리기 쉽다"며 "IT 사업자들의 경쟁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여의도연구소는 다음달 7일 네이버 등 포털 업체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중소 사업자들을 초청해 2차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입력 2013.07.11. 19:02업데이트 2013.07.1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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