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증시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저금리 유지 발언에 상승했지만,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 어닝쇼크(실적이 예상보다 나쁜 것) 충격으로 나홀로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5일 전날보다 5.83포인트 내린 1833.31에 거래를 마쳤다. 전 세계 주요국 증시 대부분이 상승했지만, 한국은 하락했다. 전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저금리 기조를 예상보다 오랫동안 유지할 계획이라며 필요할 때까지 통화완화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유럽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전날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증시는 2~3% 상승했다. 유럽에서 시작된 훈풍은 아시아까지 전해졌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은 2% 이상 올랐고, 홍콩, 대만,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모두 상승했다.

한국 증시도 개장 직후에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상승세는 얼마 가지 못하고 꺾였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여파가 컸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예상치였던 10조2000억원에서 7000억원 정도 부족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던 와중에 실적마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오자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3.8%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삼성전자를 동반 순매도했다. 외국인인 1295억원, 기관이 168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유가증권시장에서 1500억원, 96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만 2392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실적 충격으로 전기전자 업종은 3.11%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전기(009150), 일진디스플레이, 대덕GDS등 스마트폰 부품을 만드는 업체들의 주가도 1~4% 정도 하락했다.

전기전자를 제외한 다른 대형 업종은 비교적 선방했다. 유럽 경기 회복 기대감이 어느 정도 호재로 작용했다. 철강금속, 전기가스업, 통신업이 1%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도 포스코, 기아차, 신한지주(055550), 한국전력은 주가가 1~2%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