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상 핵심안건 중 하나로 그 동안 현대자동차전주공장이 독점생산 해 온 2.5톤(t) 트럭 생산을 회사 측에 요구하면서 현대·기아차 노-노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13일 현대차 전주공장 관계자는 "기아차가 노조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현대차 전주공장은 2.5t 중형트럭 생산물량 중 최소 20∼30, 많게는 50 이상을 빼앗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생산한 버스·트럭 등 전체 생산물량 6만여 대 가운데 2.5t 중형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이른다.
따라서 기아차에서 2.5t 중형트럭 생산 물량을 가져가면 현대차 전주공장은 당장 조업 축소가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현대차 전주공장은 지난해 연간10만대의 생산능력 중 절반을 가까스로 넘겨 손익분기점조차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장 존폐가 위협받을 상황이다.
현대차 전주공장측은 최근 주말 특근 거부 탓에 상용차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진 게 기아차 노조에 빌미를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말특근 거부 사태 전에도 최소 5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던 중형트럭 구매 대기 기간이 최근에는 7∼8개월까지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기아차 노조가 당당하게 트럭 생산을 요구할 명분이 생겼다는 뜻이다.
현대차 직원들 사이에서는 기아차 노조에 대한 원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노동 조건을 위해 사측과 싸우고 있는 와중에 기아차 사측도 아닌 노조가 발등을 찍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