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로드 2600만 건' 국민게임 애니팡… 성공 비결? 끊임없는 변신

조선일보
  • 채민기 기자
    입력 2013.06.07 03:05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애니팡 출시 이후 꾸준한 업데이트 등… 사후 관리로 이용자 충성도 오래 유지
    게임은 안 해도 캐릭터는 알 수 있도록 '앵그리버드'처럼 캐릭터 인형 출시해… 작년 매출 238억, 순이익 76억 기록

    지난해 7월 출시된 모바일게임 '애니팡'은 누적 다운로드 수 2600만여건, 하루 사용자 최대 1000만명을 기록하며 '국민 게임'이 됐다. 지난해 매출 238억원, 순이익 7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2년 10대 히트상품을 선정하면서 애니팡을 강남스타일(싸이)에 이어 2위로 꼽기도 했다. 애니팡의 국민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개발사 선데이토즈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낙서판처럼 쓰는 칠판 앞에 선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낙서판처럼 쓰는 칠판 앞에 선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창업을 생각하는 후배들에게‘벤처기업 대표 명함에 취하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지위나 직함을 좇기보다는 창업을 통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 선데이토즈 제공

    선데이토즈 이정웅(32) 대표는 이런 성공의 비결로 "끊임없는 진화"를 들었다.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 자체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며 "꾸준한 업데이트와 관리로 나머지 반을 채워야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애니팡은 출시 이후 한 달에 한 번꼴로 업데이트를 해서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어요. SM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게임 속 음성을 소녀시대 멤버들 목소리로 바꾸고, 맥도날드와 제휴해 이용자들에게 햄버거 쿠폰을 주는 이벤트도 열었습니다.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이 대표는 "히트작의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히트한 게임을 활용해 캐릭터 제품을 내거나, 후속작에 히트 게임의 속성을 반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선데이토즈는 현재 신작을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애니팡 같은 미니게임 형식은 아니지만 애니팡의 동물 캐릭터는 계속 등장시킬 생각"이라며 "애니팡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앵그리 버드' 같은 게임은 나온 지 오래돼 지금은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도 빨간 얼굴에 짙은 검은색 눈썹이 있는 앵그리 버드 캐릭터는 누구나 안다"며 "애니팡 캐릭터를 인형 등 제품으로 출시한 것도 소비자들에게 애니팡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애니팡의 성공 이후 '드래곤 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등 모바일 게임이 잇따라 인기를 끌었다. 이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를 비롯한 소셜 플랫폼이 나오면서 모바일게임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고 했다. 메신저 등을 통해 여러 사람이 게임을 함께 즐기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입소문 마케팅'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애니팡처럼 똑같은 그림을 연속해서 배열하면 점수를 주는 게임은 전에도 있었다"며 "애니팡이 그런 게임들과 차별화됐던 건 '하트'를 친구에게 보내 게임을 권하고 점수도 비교하며 소통의 도구 역할을 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플랫폼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은 플랫폼에 의존해야 하는 모바일 게임의 한계가 아닐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플랫폼과 수익을 나누기 때문에 모바일게임의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계라고만 할 수는 없다"며 "소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게임의 '파이'가 수십 배 커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기 전 모바일 게임은 이용자 10만명을 모으기가 어려웠다"며 "하지만 지금은 애니팡이 여전히 일일 이용자 300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고, 후속작인 '애니팡 사천성' 역시 하루 이용자가 1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시장 자체가 커졌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명지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1월 선데이토즈를 창업했다. 그는 "2008년 세계 외환위기 직후라 경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확실했기 때문에 창업을 결심했다"며 "창업을 생각한다면 무엇이 될 것인가(to be)보다는 무엇을 할 것인가(to do)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니팡의 성공 이후 대형 게임업체에서 잇따라 모바일게임 개발에 나서 중소·신생 회사의 설 자리가 좁아진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기술이 빨리 발전하고 환경도 빨리 변하는 모바일 시대에는 신속하게 의사를 결정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작은 회사가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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