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百 이어 SK도 "출산휴가後 자동 육아휴직(최대 1년간)"

조선일보
  • 김기홍 기자
    입력 2013.06.05 03:07 | 수정 2013.06.05 04:06

    [재계 '육아휴직 의무화' 바람… 정부도 육아휴직 확대 담은 '고용률 70% 로드맵' 발표]\

    "우수한 여성 인력 퇴직하면 기업 경쟁력에 큰 손실"
    롯데그룹은 작년 9월, 현대백화점은 올해 2월 도입
    신세계도 기존 육아휴직 外에 1년 더 쉴 수 있게 보장

    SK텔레콤에 근무하는 강보라(30) 매니저는 오는 8월 출산을 앞두고 마음의 부담을 한결 덜었다. 출산 이후 회사에 따로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더라도 내년 10월까지 15개월 동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붙여서 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강 매니저는 "지금도 육아휴직 제도가 있지만 절차도 복잡하거니와 신청서를 선뜻 내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면서 "자동 육아휴직제는 '워킹 맘'(일하는 엄마)에게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달부터 출산 여직원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자동 전환제'를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여성 직원이 많은 신세계와 롯데·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업계가 2~3년 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재계 3위 그룹인 SK가 동참하면서 자동 육아휴직제가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의 사내 어린이집에서 직원 자녀들이 동화책을 읽고 있다.
    기업이 운영하는 社內어린이집 - 4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의 사내 어린이집에서 직원 자녀들이 동화책을 읽고 있다. SK그룹은 여직원들이 출산휴가가 끝난 뒤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1년간 육아휴직을 보장받도록‘육아휴직 자동 전환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명원 기자
    육아휴직 자동 전환제는 3개월 동안의 출산휴가가 끝난 여성 직원에게 별도의 신청을 받지 않고 자동으로 1년 동안 육아휴직을 떠나도록 하는 제도다. 여성 직원 입장에선 번거로운 육아휴직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데다가,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 이유로 육아휴직 기간을 줄이거나 시기를 바꾸고 싶은 여성 직원은 별도의 신청 절차를 거쳐 휴직 기간이나 시간을 조정할 수도 있다.

    SK그룹은 여성 직원의 육아 활동 지원을 위해 직장 내 어린이집도 대거 확충할 계획이다. SK그룹 인재육성위원회 조돈현 기업문화팀장은 "자동 전환제 도입과 어린이집 확충은 여성 인력의 경력 단절을 막고 핵심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여성 인력의 활용과 여성 리더의 육성은 그룹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여성 인력이 경쟁력 좌우"… 자동 육아휴직제 확산

    최근 대기업들은 여직원의 육아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수한 여성 인력이 육아 부담 때문에 퇴사하는 손실을 막기 위해서다.

    연도별 육아 휴직자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 5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육아휴직 자동 전환제를 도입했다. "여성 인력이 출산과 육아에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방침에 따른 것이었다. 정규직뿐 아니라 파트타임 직원도 자동 전환제 대상이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의 경우, 자동 전환제 실시 이후 지금까지 육아휴직에 들어간 직원이 출산자의 90%인 190여명에 달한다. 나머지 10%의 직원은 "집에 아기를 봐줄 사람이 있고 업무 연속성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며 육아휴직을 포기하거나 시기를 미뤘다. 제도 시행 이전에 70%만 육아휴직을 떠났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부터 자동 육아휴직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출산 직원에게 법정 휴가인 90일보다 10일 많은 100일의 출산휴가를 주고, 배우자가 출산한 남자 직원에게 법정 일수보다 4일 많은 7일의 유급 휴가를 주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0년 6월부터 법정 육아휴직 외에 추가로 1년 동안 육아휴직을 떠날 수 있는 희망 육아휴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여성 직원이 임신과 출산 때문에 눈치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조치였고, 제도 도입 이후 "임신으로 쉴 때는 눈치를 안 본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010년에는 출산 직원 57명 가운데 44%인 25명만 육아휴직을 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32명 가운데 78%인 25명이 육아휴직을 떠났다.

    정부, "자동 육아휴직제 고용률 70% 달성에 기여"

    재계는 자동 육아휴직제가 육아휴직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제도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자동 육아휴직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목표 가운데 하나인 '고용률 70%' 달성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자동 육아휴직제 확산으로 여성의 취업률이 높아지면 고용률 70% 달성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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