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이후 30년…캐릭터 시장 규모 8조원 육박

조선비즈
  • 노자운 기자
    입력 2013.05.01 06:00

    탄생 30주년을 맞은 국산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 /조선DB

    ‘아기공룡 둘리’가 최근 탄생 30주년을 맞이했다. 만화가 김수정씨가 1983년 소년잡지 ‘보물섬’에 동명의 만화를 연재하면서 이름을 알린 둘리는 TVㆍ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물론 CF, 우표, 교과서에도 등장한 국내 대표 애니메이션 캐릭터이다. 경기 부천시는 둘리에게 명예시민증을 발급하기도 했다.

    둘리의 탄생과 함께 국내 캐릭터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다. 둘리가 최대 20억~30억원(2000년대 초반 기준)의 연매출을 올리며 캐릭터 시장의 기반을 닦았다면, 오늘날 토종 캐릭터의 대표주자인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8500억원, 경제적 효과는 5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둘리, 캐릭터 불모지서 20억~30억 매출 기록…영화·박물관으로 재기 노려

    둘리는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캐릭터 산업을 일어서게 한 최초의 토종 캐릭터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아기공룡 둘리는 1987년, 1988년 각각 6부작, 7부작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데 이어 김수정씨가 1995년 ‘둘리나라’를 설립하면서 캐릭터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이듬해인 1996년 극장용 애니메이션 ‘둘리의 얼음별 대모험’이 개봉하며 전성기를 맞은 둘리는 2000년대 초반까지 연 매출 20억~30억원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제2의 전성기는 2009년 찾아왔다. SBS와 케이블 채널 투니버스에서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뉴 둘리’가 방영되며 둘리나라는 15억9800만원의 연매출을 올렸다. 당시 둘리는 1121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브랜드 가치평가는 브랜드의 무형 자산 가치평가를 의미한다. 해당 브랜드가 향후 30년간 이름(무형자산)으로 생성할 수 있는 미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한 계량적 평가다.

    2014년쯤 서울 쌍문동에 들어설 '둘리뮤지엄'의 내부 조감도. /조선DB
    2009년 이후 애니메이션 제작 없이 캐릭터 라이센싱 사업을 통해서만 매출을 올린 둘리는 2010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3년간 총 8억원을 벌어들이며 주춤하고 있다. 둘리의 라이센싱 사업권을 가진 SBS콘텐츠허브에 따르면, 둘리는 현재 두번째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 SBS콘텐츠허브 관계자는 “올 하반기 애니메이션이 개봉할 예정이며, 5월에는 롯데리아에서 둘리 캐릭터의 피규어를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리에게 가상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발급한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는 2014년쯤 김수정 화백의 둘리 그림 연습 공책 등을 전시한 ‘둘리 뮤지엄’이 들어선다. 도봉구는 지난달 둘리뮤지엄의 기공식을 개최하고 첫 삽을 떴다.

    둘리나라 관계자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개봉과 둘리뮤지엄이 개관에 맞춰 둘리가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 8조원…뽀로로 몸값은 8500억원

    아기공룡 둘리가 터를 닦아놓은 국내 캐릭터 시장은 30년간 8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캐릭터 산업 총매출액은 2011년(7조2100억원)에 비해 10.4% 늘어난 7조9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0년 총 매출액(5조9000억원)보다도 35% 많은 액수다.

    캐릭터 수출액 역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2억7600만달러(3055억원), 3억9200만달러(4339억원)였던 국내 캐릭터 업계의 수출액은 지난해 4억5800만달러(507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차’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쏘나타(2004만원)’를 2만5000대 이상 수출한 것과 맞먹는 수치다.

    /노자운 기자

    국내 캐릭터 업계의 ‘거성’ 뽀로로를 탄생시킨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21억원의 총매출액을 기록했다. 라이센싱을 통한 관련 매출을 모두 합한 누적값은 1조원에 이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애니메이션 ‘라바’를 통해 캐릭터 업계의 새로운 스타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투바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외에도 ‘꼬마버스 타요’, ‘선물공룡 디보’, ‘냉장고 나라, 코코몽’, ‘빼꼼’ ‘피들리팜’ 등 국산 캐릭터들이 영·유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산 캐릭터 방귀대장 뿡뿡이, 로보카폴리 (왼쪽부터) /조선DB
    국산 캐릭터 뽀로로, 선물공룡 디보, 치로(왼쪽부터) /조선DB
    이들 캐릭터 업체의 매출 중 대부분은 문구, 완구 등의 캐릭터 사용료(로열티)에서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캐릭터 사용료는 통상 제품 정가의 3~12%선에서 책정된다. 예를 들어 완구업체에서 뽀로로 캐릭터가 그려진 3만원짜리 가방을 만든다면 이 업체는 저작권자에게 가방 1개 당 최소 900원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가방을 10만개 판매한다면 로열티는 9000만~3억6000만원에 달한다.

    승승장구하는 국산 캐릭터에도 위협 요소는 있다. 세계적인 어린이 채널 디즈니는 2011년 6월 SK텔레콤과 손잡고 한글판 채널을 국내에 론칭한 뒤로 ‘릴로와 스티치’, ‘미키마우스’ 등 글로벌 캐릭터들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인기 캐릭터 '릴로와 스티치' /조선DB
    한 문구 제조업체 관계자는 “릴로와 스티치 애니메이션이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된 뒤 관련 제품 판매량이 증가 추세에 있다”면서 “그 외에도 많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전파를 타거나 동화책으로 출간되면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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