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번쩍, 명동에 번쩍… '팝업스토어' 뜬다

조선일보
  • 이혜운 기자
    입력 2013.04.26 03:07

    커피숍에서 화장품 한정 판매… 꽃집서 가수 새 앨범 출시도
    고객 관심도 높고 소문 잘 나 번화가마다 급변하는 트렌드 점포 안 내고도 빠르게 파악
    백화점들도 독립 공간 만들어 특색있는 브랜드 유치 경쟁

    서울 시내 팝업스토어 인기 지역 - 표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커피숍 '커피스미스'. 매장 한 편에선 화장품 브랜드 'SKⅡ'가 임시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매장 운영 기간은 지난 12일부터 30일까지. 2주 동안만 열리는 '팝업스토어(pop-up store·임시매장)'다. 짧은 기간 운영하는 특성이 웹페이지에서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SKⅡ 관계자는 "지난 2월에 연 1차 팝업스토어에 1만5000명이 몰려 또 한 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며 "고객층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확산되는 팝업스토어

    최근 유통업계에서 팝업스토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화장품 업종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SKⅡ뿐 아니라 시세이도의 고급 브랜드인 끌레드뽀보떼, LG생활건강의 프로스틴과 빌리프, 이니스프리 등이 팝업스토어를 최근에 열었거나 운영 중이다.

    구호플러스·솔트앤초콜릿·수미수미·블랙마틴싯봉·라코스테·지오지아 같은 의류·신발 브랜드, 샤넬·알렉산더왕 등 명품 브랜드들도 최근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 업체들은 주로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강남 가로수길이나 마포구 홍대 등의 지역에 주로 매장을 냈다. 얼마 전엔 가수 이하이가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 있는 꽃집 '런던플라워앤가든'에 팝업스토어 매장을 내고 새 앨범을 팔기도 했다.

    백화점도 팝업스토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은 작년 6월부터 '더 웨이브'라는 이름으로 패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광주에 백화점을 오픈하는 이랜드는 공간의 10%를 팝업스토어 전용 공간으로 비워둔다는 계획이다.

    ◇왜 인기인가

    팝업스토어가 번지고 있는 건 무엇보다 단기간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SKⅡ관계자는 "'나 어디 가서 SKⅡ 물건 써봤어'라고 하는 소문 효과가 대단하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를 택한다"고 했다. LG생활건강의 프로스틴과 빌리프는 팝업스토어 반응이 좋아 서울 가로수길에 정식 로드숍을 내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 성향이 워낙 빨리 변하다 보니 필요한 시기에 이른바 '뜨는 장소'에 매장을 내기가 어려운 것도 한 이유다. 과거 유통업계엔 '테스트 매장'이라는 게 있었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만든 '로드숍'이다. 신상품을 제일 먼저 갖다 놓고 반응을 본 다음 물건 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매장이다.

    SKⅡ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커피스미스 매장에 연‘팝업스토어’
    SKⅡ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커피스미스 매장에 연‘팝업스토어’. 이 매장은 입구에 흰 글자로 적혀 있듯 4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만 운영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이렇게 떴다 사라지는‘팝업스토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1980년대까진 서울 명동 로드숍이 그런 역할을 했고, 1990년대엔 서울 이화여대 앞이 테스트 상권이었다. 2000년대엔 서울 압구정 로데오거리가 로드숍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가장 '잘나간다'는 서울 도심지가 가로수길, 이태원, 홍대, 삼청동 등으로 다양해졌고, 인기 순위도 수시로 바뀌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느 지역이 떴다고 해서 입점하려고 보면 이미 꽉 차 있거나 가격이 높아져 있다"며 "팝업스토어는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했다. 지방에선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나 중구 광복동이 팝업스토어로 인기다.

    백화점 팝업스토어는 매장 운영에 활력을 준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매장 위치를 바꾸거나 새로 입점하기 위해선 브랜드 선점부터 매장 인테리어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 많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팝업스토어는 그런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확실치 않은 젊은 사업가들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정수미씨가 운영하는 니트브랜드 '수미수미'에 팝업스토어 매장을 내줬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여성의류 쇼핑몰인 '레미떼'의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장혜진 신세계백화점 부장은 "소비 패턴이 빠르게 변하는 국내 소비자 성향을 감안할 때 팝업스토어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팝업스토어(pop-up store)

    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이다. 인터넷 웹페이지에서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미국 대형할인점 '타겟'이 2002년 신규 매장을 설치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설치한 임시 매장을 팝업스토어 시작으로 보고 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