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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지난 21일 서울대학교를 찾아 창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혁신에 도전하라는 내용의 특강을 열었다. 다음은 특강 전문.
-이 학장: 기업가 정신과 혁신에 대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당신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있을때에도 많은 과제와 도전을 직면했고 재단에서도 난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어떻게 혁신까지 이어질까요.
-빌: 마이크로소프트를 처음 시작했을때, 소프트웨어란 잡히지 않는 ‘마법’ 같았어요.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이 없었고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깨닫지 못했어요.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이 마우스, 터치를 이용하거나 손으로 쓰거나, 음성으로, 즉 ‘유저인터페이스’를 통해서 데이터를 활용하게 해주는 것인데요. 오늘날에는 소프트웨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죠.
사실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우기 전까지 컴퓨터는 복잡했고 전문가만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때에는 어차피 컴퓨터를 업무에 쓰는 사람이 별로 없었구요. 우리는 퍼스널컴퓨팅(PC)을 위해서 다양한 유저인터페이스를 시도했습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부터 운영체제(OS)에 있어서 어떤점이 좋고, 좋지 않은지에 대해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들과 대화를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고 이것이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어요.
우리에게 있어서 발상의 전환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였습니다. 그 전까지만해도 컴퓨터를 쓰는 방법이 너무 복잡하고 느렸거든요. 그냥 스크린에 글씨만 딱 뜨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쓰는게 적합한 것인지에 대한 확신성이 없었어요.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래픽 인터페이스’에 완전히 몰입하면서 혁신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기자주: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자 친화적인 그래픽 유저인터페이스 기반의 윈도를 만들었면서 컴퓨터 운영체제는 명령어 기반의 도스DOS에서 윈도로 전환하게 됐고, 이 덕분에 개인용 컴퓨터, 즉 PC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음.)
그 이후 인터넷이 보급됐고 사람들이 핵심적인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더욱 혁신화하게 됐고요. 지금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분야들 역시 참 흥미로운것같아요. 음성인식, 스마트기기용 펜, 조금씩 움직이는 로봇이나 기기라든지, 기계들의 인지능력이나 경험에 따른 진화 등등 아직 개척되지 않은 프론티어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개인의 시각에서는 이러한 큰 흐름을 아는 것, 당신이 무엇을 이루려고하는지, 그리고 어떤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지, 왜 사람들이 이런 방식을 시도하지 않았는지 등등 이런식으로 계속 쉬지 않고 호기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이 학장: 좋은 답변이었습니다. 제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의 가장 첫번째 고객 중에 하나였다는 걸 기억해주시죠, 자 그럼 학생들 중 질문 하나를 받아볼까요.
-학생1:저는 원자력에너지공학을 공부하는 2학년 학생입니다. 한국과 진행파원자로(TWR)에 관해서 어떻게 협력할 계획입니까. 그리고 원자력 에너지 산업의 미래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빌: 에너지는 가장 근본적인 자원입니다. 전 세계가 지난 몇년간 이렇게 크게 진보한것은 에너지 덕분이죠. 인류가 그 동안 이뤄낸 대단한 돌파구 중에 하나는 에너지의 접근성(the availablity of energy)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과학자 중에 한 명인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은 그의 책에서 그 동안 거쳤던 에너지 발전에 대해서 분석하면서 에너지가 세계의 진보에 왜 중요한지를 설명했습니다.
저는 에너지가 계속 저렴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한국)는 에너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원자력에너지 분야에서 많은 공적을 이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만일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해도 그것을 감량할 수 있어야하고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이 거의 제로여야 해요. 또 우리가 지금 쓰는 에너지보다도 비용이 낮아야 하고요. 왜냐하면 빈곤한 국가에서는 비료, 전등, 열, 물, 같은 필수재들도 이미 에너지 자원만큼 가격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전력을 생산·저장하는 그리드가 없으면 또 디젤 연료를 가져와야하는 등, 환경이 매우 척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리가 다양한 범위의 에너지 혁신가들을 지원해야한다고 믿어요.
원자력 에너지의 경우에도 갈 길이 멉니다. 원자력에너지의 생산 비용도 낮춰야하고 안전성을 확보해야하고 원자력에너지 폐기물도 생각해야 하고요. 우리가 더더욱 혁신을 끌어내기 위해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투자와 혁신이 많이 이뤄지지 못했거든요.
오늘날은 에너지를 개발하면서 시뮬레이션(가상 시나리오)을 돌려볼 수 있는 기술이 있어서 대체 에너지 개발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제가 회장으로 있는 ‘테라파워’같은 업체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현재 전 세계 기업들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과 어떤 식으로 협력하기 위해 대화하는 중입니다. 이번 방한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겁니다.
우리는 더 이상 석탄에만 의존해서 살 수는 없어요. 공장이 많이 있는 인도나 중국에도 적용됩니다. 저는 글로벌 기후 변화가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대체 에너지라는 조건에 원자력에너지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의 과제들을 기술로 해결하면서 원자력에너지를 더욱 개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학장: 원자력에너지만이 우리가 직면한 대체 에너지 생산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보시는건가요?
-빌: 그건 아니죠. 더 다양한 해결책을 시도하고 고민해야합니다. ‘테라파워’와 같은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들이 정말 많거든요, 이런 기업들끼리 협력하고 연구해야죠.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정답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예를 들어서 현재 ‘태양열 화학(solar chemical)’이란 기술에 몇 안되는 사람들이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태양열로 인한 화학반응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미 에너지를 저장할 스토리지가 마련되어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시도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을 시도해야한다고봐요.
대체에너지의 부재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빈곤층, 농부들입니다. 정작 이들은 이산화탄소를 아예 배출하지 않고 있는데도 에너지를 저장할 스토리지가 따로 없고, 관개시설이 따로 없고 농작물 피해를 가장 많이 보게 되죠. 참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학생2: 저는 바이오테크놀러지 전공학생입니다.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아프리카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바이오테크놀러지를 개발하는데 지원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빌: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농업, 헬스 부문에서 바이오테크놀러지 개발에 여러모로 연관되어있습니다. 3대 질병인 말레리아, 결핵, 에이즈 백신 등을 개발하는데 가장 투자를 많이 하고 있기도 하고요.
농업 부문에선 더 높은 생산성을 갖춘 농작물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가뭄과 재해를 버티면서도 비료를 덜 사용할 수 있는 농작물을 개발해 생산성을 높이는겁니다. 이 가운데 소량의 비타민 등 미량영양소(micronutrient)를 농작물 안에 같이 심어버리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아프리카에는 비타민A, 철분 등 다양한 비타민이 부족해서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요. 이런 영양소를 단순한 식이요법만으로 채워주기가 쉽지 않거든요. 철분과 같은 경우는 소금을 통해서 전달했는데 다른 영양소들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런 영양소들을 아이들이 섭취할 수있도록 그들이 주로 먹는 쌀, 고구마 같은 농작물 안에 영양소를 심어보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철분 고구마, 비타민A 쌀(골든 라이스) 등을 만들어냈죠. 이런것들은 유전 공학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사람들은 과연 저가로 생산이 가능하겠느냐, 신약처럼 부작용 테스트는 어떻게 거칠 것이냐, 이런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요. 저는 이런 질문과 문제들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는 연구라고 생각해요. 영양실조를 겪는 아이들의 30% 정도는 몸은 성장하더라도 뇌 기능이 완전히 발달하지 못한다는걸 아세요?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자라서 아무리 교육을 잘 받더라도 자신의 최대 기량을 펼치지 못하게 된답니다. 이건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단한 손실이거든요.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