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최소 요건 제품 만들어 반응 보며 고쳐나가라"

  • 샌프란시스코=임정욱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부문장

  • 입력 : 2013.02.15 13:22

    [5 Questions] 벤처경영 지침서 '린 스타트업' 저자 에릭 리스
    대기업은 장기 조사 거쳐 완전제품 내놔… 불확실한 창업의 성공 방정식은 달라
    '그루폰'도 중간에 방향 틀어 성공

    2011년 말 미국 포린폴리시지(誌)는 100명의 세계 지도자(Global Thinker)를 선정해 그들에게 '올해 가장 영감을 준 책'을 추천받았다. 여기에 에릭 리스(Ries·33)라는 낯선 인물이 쓴 책 '린스타트업'(Lean Startup)도 포함됐다.

    '린스타트업'은 리스가 한 벤처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 전략과 최초 아이디어가 실패했을 때 대응법, 성장 노하우 등을 담고 있다. 그 덕분인지 그가 관여한 IMVU는 2011년 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컸다. 그는 이 책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의 '2011년 리더가 읽어야 할 책 10'에 뽑히면서 세계적 명사(名士)가 됐다. Weekly BIZ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에릭 리스를 만났다.

    1 '린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누가 나의 고객이 될지, 내가 시도하는 이 방법이 먹힐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성공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적 접근의 방법론이다. 낭비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한 도요타의 '린(Lean·슬림) 제조방식'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의 관리에 접목한 것이다. 전통적 경영에서는 엄밀한 시장조사를 거쳐 완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해 내놓지만, 스타트업 같은 소규모 조직에서는 자원이 제한적이어서 불가능하다. 린스타트업은 기존 방식과 달리 신속한 피드백을 통한 제품 개발, 빠른 실험, 그 결과에 따른 실천을 빠르게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의미한 지표에 의지하지 않고 실제 성과를 측정해 고객이 원하는 바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2 이 이론은 당신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데.

    "나는 2004년 IMVU 라는 스타트업의 창업 멤버로서 제품 개발을 맡아 '3D 아바타'를 이용해 인스턴트 메신저 채팅이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6개월간 밤낮없이 일했다. 완성도 낮은 제품을 내놓으면 평판이 떨어질까 봐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고객들은 출시된 우리 제품에 관심조차 없었다. 그들의 관심과 동떨어진 제품을 개발하느라 6개월을 허비한 것이었다. 그때부터 어떻게 낭비를 줄이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빨리 개발할 수 있을까 고민과 연구를 했다."

    3 낭비는 어떻게 피할 수 있나?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보다 '최소 요건 제품(Minimum Viable Product·MVP로 약칭)'을 만들어야 한다. MVP는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학습이 가능한 최소의 기능을 최소의 노력을 들여 만든 제품이다. 이 제품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얻은 뒤 빨리 보완하는 것이다. 제조→측정→학습(Build-Measure-Learn)의 피드백 순환을 만든 뒤 과정을 계속 빠르게 반복하며 제품을 개선하는 것이다. '생각은 크게, 시작은 작게 하는' 게 요체이다."

    4 '린스타트업'에서 당신이 강조한 '피봇(pivot·방향 전환)'은 실리콘밸리는 물론 전 세계 스타트업에서 유행어가 됐다. 어떤 뜻인가?

    "피봇은 최소 요건 제품을 통해 고객의 반응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 나아가는 방향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방향 전환을 한다는 의미이다. 처음 가설을 세웠는데 고객 반응을 받아보니 틀렸다면 반응 등을 토대로 제품 개발을 새 방향으로 트는 것이다."

    그는 피봇의 대표 사례로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서비스인 그루폰(Groupon)을 들었다. 그루폰은 당초 인터넷에서 투자자금을 모으는 사이트를 시도했다가 실패했지만, 온라인 공동구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공동구매 쿠폰 사업으로 방향을 틀어 성공했다.

    5 당신의 이론은 인터넷 분야에만 적용되나?

    "그렇지 않다. 일반 기업에도 가능하다.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치우는 시대다. 어떤 기업도 인터넷이나 소프트웨어를 모르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GE 같은 대기업도 요즘 신제품 개발 시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참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