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선택은 매장에서 하고 실제 구매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하는 '쇼루밍(showrooming·매장이 제품 구경만 하는 전시장 역할을 한다는 의미)'족(族)의 증가가 기존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0일 '쇼루밍족 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잇따른 실적 부진이 쇼루밍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미국 전자 제품 유통업계 1위인 베스트바이(Best Buy)는 지난해 12억달러 적자를 봤다. 또 2000년대 2위였던 '서킷 시티(Circuit City)'는 2009년 파산했다.
이는 쇼루밍 확산과 관련이 깊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인사이트 익스프레스(Insight Express)에 따르면 18~29세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백화점 등 매장에서 스마트폰으로 가격 비교 검색을 해 본 사람은 2009년 15%에서 2011년 59%로 크게 늘었다. 다른 시장조사 기관인 스티븐슨(Stevenson)이 설문조사한 결과 2011년 컴퓨터 모니터 구입자 중 21.4%가 쇼루밍을통해 샀고, 같은 비율이 TV는 14.8%, 냉장고는 8%로 나타났다. 세 품목 모두 2002년의 4배 수준이다.
이런 흐름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비교한 후 온라인으로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판매 실적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뒷걸음질치고 있는 반면 인터넷 쇼핑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이는 게 이런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