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고용시장의 전반적인 질은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5060세대’의 생계형 취업은 급증했다. 자영업자 증가폭이 전년대비 12배 폭증했다는 게 이를 입증한다. 반면 ‘2030세대’ 젊은층의 취업 사정은 더욱 나빠졌다. 비경제활동인구도 1600만명을 넘어섰다. 제조업 취업자수가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 10년 최대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468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43만7000명 증가했다. 이러한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02년(59만7000명) 이후 10년만에 최대치다.

실업자는 82만명으로 3만500명 줄며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실업률도 3.2%로 2008년(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2년 연속 하락했다.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도 7.5%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고용률은 59.4%로 0.3%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율을 성장률로 나눈 '고용 탄력성'은 지난해 0.86%로 전년(0.46%)보다 개선됐다.

재정부는 "경기 회복세 지연에도 불구하고 사회 서비스 수요와 창업 확대, 여성 고령층의 높은 근로 의욕으로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위기 이후 취업자 수 절대 규모가 감소한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달리 취업자 절대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5060세대 취업만 늘어 … 자영업자 폭증ㆍ서비스업 증가로 이어져

그러나 연령별로 보면 취업자는 '5060 세대'에서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등 연령별 양극화는 심화됐다.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고령층의 생계형 취업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50대와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각각 27만명, 22만2000명 증가했다. 이는 20대와 30대에서 각각 4만명, 3만1000명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60대 이상 취업자 수 증가폭은 5년 전(2008년ㆍ1만8000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40대는 1만1000명 늘었지만 증가폭은 전년(5만7000명)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5060세대'의 은퇴 이후 창업 등으로 자영업자가 큰 폭으로 늘고 업종 중에선 서비스업 취업자 수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비임금 금로자 중 자영업자는 12만4000명 늘었는데 이는 전년(1만명) 대비 12배 폭증한 것이다. 재정부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구조조정 추세가 완화되면서 자영업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들어 자영업자의 증가폭은 급격히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직 증가폭은 42만6000명으로 전년(57만5000명) 보다 축소됐다. 비임금 근로자 중 무급가족 종사자는 3000명 줄었고 임금근로자 중 임시직은 2000명 감소했다.

◆ 비경제활동인구 1600만명 돌파‥제조업 취업자수 6개월 연속 증가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폭이 전년의 6만3000명에서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2011년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1개월의 감소 행진을 멈추고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27만2000명), 도소매ㆍ숙박음식(10만4000명), 건설(2만2000명) 등의 취업자수는 늘어났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전년보다 12만8000명 증가하며 1600만명을 돌파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4만7000명)과 비교해서는 낮아졌지만 전년(11만2000명)보다 확대됐다. 이는 취업준비자(-1만2000명) 구직단념자(- 1만6000명)가 줄었음에도 연로(14만8000명)와 가사(12만3000명) 등에서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 12월 취업자 수는 15개월 최저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폭은 농한기와 건설경기 부진으로 1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만7000명 증가한 2440만2000명을 기록, 증가폭은 2011년 9월(26만4000명)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1만2000만명 늘면서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고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24만9000명)도 늘었지만 건설업(-8만2000명), 전기ㆍ운수ㆍ통신ㆍ금융(-1만7000명), 농림어업(-1만2000명) 등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직은 전년동월대비 45만8000명 증가한 반면 임시직은 11만1000명, 일용직은 8만명 줄었다. 비임금근로자 중 자영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만2000명 늘어나는 수준으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무급가족종사자는 2000명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31만5000명 증가, 2011년 1월(43만4000명)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취업준비자는 8만2000명 증가한 58만4000명, 구직단념자는 1만1000명 늘어난 20만4000명에 달했다. 쉬었음(-15만6000명)에서 감소했으나 연로(19만5000명) 가사(17만8000명) 재학ㆍ수강(4만5000명)ㆍ육아(8000명) 등에서 늘었다.

연령별로는 지난달 20대 취업자와 30대 취업자는 각각 8만5000명, 4만명씩 줄어 감소추세를 이어갔다. 반면 50대 취업자는 19만7000명, 60세 이상 취업자는 20만5000명 증가해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은 50대 이상이 차지했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5%로 전년 동월보다 기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