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2.23 06:00
하지만 부담스럽다고 문화생활을 즐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잘 활용하는 스마트족(가격비교 등 각종 쇼핑 정보를 입수, 똑똑하게 물건을 고르는 소비자들을 일컫는 말)들은 문화생활도 알뜰하게 하고 있다.
스마트족들은 페이스북, 트위터를 포함한 각종 SNS에 올라온 문화행사 티켓 무료(할인) 제공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관객 입장에선 비싼 티켓 값을 절약할 수 있고, 행사 주최 측에선 SNS 특유의 정보 확산 속도를 홍보에 이용할 수 있다. 이벤트는 해당 행사 홍보글에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등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유씨는 “문화예술광장의 페이스북 이벤트를 통해 영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와 연극 ‘잇츠유’를 본 적 있는데 재미있는 작품을 무료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다만 당첨 사실을 공연 전날 갑자기 통보할 때도 있어 몇 차례 참석 못 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대림미술관도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문화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미술관이긴 하지만 콘서트, 영화 등 다른 영역의 문화 행사까지 폭넓게 제공함으로써 미술관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지연 대림미술관 큐레이터는 “한국에서 전시 관람은 영화, 뮤지컬 등 타 영역보다 보편화가 덜 된 게 사실”이라며 “문화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포섭해 미술관에서 기획하는 다양한 전시행사에 유입시키고자 SNS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미술관의 이벤트를 통해 영화 ‘엔딩노트’를 관람한 대학원생 유준상(26)씨는 “보고 싶은 영화를 미술관 이벤트를 통해 무료로 볼 수 있게 돼 기분이 좋았다”며 “당첨 후 대림미술관의 SNS 페이지에 더 자주 방문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문화’를 직접 취급하지 않는 기업들도 SNS를 통해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KT에서 운영하는 올레스퀘어는 사회공헌공연의 일환인 ‘재즈앤더시티(Jazz and the city)’를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올레스퀘어 운영대행 업무를 맡은 허미연 와이에스케이미디어 대리는 “이 행사는 KT아트홀 시절부터 5년 넘게 진행됐지만 지난해 초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한 후 시민들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며 “관객들이 페이스북에 원하는 곡이나 아티스트 등을 남겨주면 이를 참고해 행사를 기획하기 때문에 소통이 더 잘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공연을 직접 관람한 회사원 김영규(29)씨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오는 공연 정보를 보고 시간이 맞을 때 종종 찾는다”며 “공연 수준이 높아 언제나 크게 만족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