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이 장중가 기준으로 1070.7원까지 하락하면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3원 오른 1072.8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치 하락) 이날 환율은 1원 내린 1071.5원으로 출발해 오후 1시1분 1070.7원까지 떨어졌다. 장중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8일 1068.2원 이후 15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밤 사이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진전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위험자산 선호심리(달러매도)가 강화된 영향으로 환율이 하락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존 베이너 미국 공화당 하원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가구에 대한 세금 인상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에 증세 불가 방침을 고수하던 공화당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자 시장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 것이다. 달러매도를 뜻하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도 꾸준히 유입되면서 하락폭이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장 후반 결제수요(달러매수)와 숏커버(손절매수) 물량이 유입되면서 하락폭을 되돌렸고 소폭 상승하면서 장을 마쳤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 개입에 나서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규모 엔화 유동성 공급'을 주장했던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의 재집권 소식도 이틀째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오후 12시50분 84.07엔까지 올랐고 원·엔 환율은 이날 오후 1시10분 100엔당 1272원까지 떨어졌다. 전날 원·엔 환율은 원·엔 숏크로스 거래(엔화로 산 달러를 다시 팔아 원화 매수)가 늘면서 100엔당 1270.97원으로 20개월만에 최저수준까지 하락한 바 있다.
원화 환율이 장중 1070.7원까지 떨어지면서 향후 1060원대 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대선 결과에 따라 20일 환율이 106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경제민주화나 대·중소기업간 균형성장을 강조하는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시장이 당국의 개입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해 공격적인 달러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9~20일에 열리는 일본중앙은행(BOJ)의 금융정책회의와 미국 재정절벽과 관련한 의회 합의 여부도 주요 변수다. 변 연구원은 "자민당이 집권에 성공하면서 BOJ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하지만 시라가와 마사아키 BOJ 총재의 성향을 볼 때 공격적인 형태는 아닐 것"이라며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는 미국 재정절벽 협상에 얼마나 진전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기관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3거래일만에 상승해 전 거래일보다 10.02포인트(0.51%) 오른 1993.09에 마감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오후 3시14분 현재 0.32엔 오른 84엔, 유로화 환율은 0.0017달러 오른 1.3171달러를 기록 중이다.(엔화가치 하락, 유로화 가치 상승)
입력 2012.12.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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