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할인점 감소, 슈퍼마켓 증가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 10월 카드승인실적 증가율이 지난 8월에 이어 두달만에 다시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백화점의 카드승인액은 크게 감소한 반면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살 수 있는 슈퍼마켓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카드승인실적은 43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보다 3조7000억원(9.2%) 증가했다. 이는 지난 8월 승인실적 증가율이 8.0%를 기록해 2009년 10월 이후 34개월 만에 한자리 수로 떨어진 데 이어 두달만에 다시 한자리 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공과금 등 비소비 지출 영역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확대되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카드의 명목 사용액은 증가했지만 경기 침체로 그 증가율은 정체 또는 하락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10월에 카드로 납부된 공과금은 1조8060억원으로 전체 카드승인액의 4.1%를 차지했고 전년 동월 대비 242% 증가했다.

백화점 업종은 윤달로 미뤄진 가을 혼수 수요 증대와 스포츠·아웃도어 등의 가을철 나들이 수요, 정기 세일 등으로 전달보다는 실적이 4.3% 증가했지만 경기 침체에 의한 소비위축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24.5% 감소했다. 대형할인점의 경우도 영업규제 영향으로 4.1% 감소했다. 반면 가까운 곳에서 소량 구매하는 소비 경향이 확산되면서 슈퍼마켓업종은 18.9% 증가했다.

또 카드 사용의 비중이 생활에 밀접한 업종 중심으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반음식점·주유소·인터넷상거래·대형할인점·공과금·국산신차판매·슈퍼마켓·백화점·보험료·약국 등 상위 10개 업종이 전체 승인실적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또 편의점·택시·제과점·세탁소 업종에서는 건당 평균 결제금액이 2만원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카드 사용이 실생활에 필수적인 소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소액 카드 결제도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모와 패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성별에 관계없이 미용실을 이용하는 현상이 카드승인실적에도 나타났다. 미용실 업종은 전년 동월보다 36.2% 증가한 반면 이용원 업종은 86.1%나 감소했다.

국내 카드승인실적이란 현금서비스·카드론·해외 신용판매·기업구매카드 실적 등을 제외한 순수한 국내 신용판매 승인실적을 말하며 체크카드, 선불카드를 통한 실적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