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차 양적완화를 발표한 데 이어 일본 총선에서 '무기한 양적완화'를 내세운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재집권에 성공하자 달러화와 엔화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보다 2.1원 내린 1072.5원에서 거래를 마쳤다.(원화 가치 상승)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7일 1071.8원을 기록한 이후 15개월여만에 최저치다.

16일 치러진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의 집권이 확정됐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엔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로 원·엔 숏크로스 거래(엔화로 산 달러를 다시 팔아 원화 매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오전 5시 84.48엔까지 상승하면서 1년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주 미국 연준 FOMC에서 내년부터 450억달러의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뒤 달러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원화 강세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 매도를 의미하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유입된 것도 환율을 끌어내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오는 19~20일로 예정된 일본중앙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책을 발표하더라도 원화 환율에 이미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주 환율 시장의 변수는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의회 협상이 얼마나 진행되느냐 여부"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기관의 매도세에 전 거래일보다 11.97포인트(0.60%) 내린 1983.07에 마감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오후 4시32분 현재 0.48엔 오른 83.95엔, 유로화 환율은 0.0063달러 오른 1.3147달러를 기록 중이다.(엔화가치 하락, 유로화 가치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