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이 연일 급락하면서 나흘째 연중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0일 1080선이 붕괴된 후 사흘 만에 1070선 코앞까지 이를 정도로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보다 2원 내린 1073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치 상승)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7일(1071.8원) 이후 15개월여만에 최저치다.

이날 환율은 3원 떨어진 1072원으로 출발해 오전 9시15분 1071원까지 하락하기도 하면서 1070원선도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환율 하락의 배경은 12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발표한 사실상의 4차 양적완화(QE4)다. FRB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내년 1월부터 매달 450억달러씩 장기채를 매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추가 조치로 달러 유동성이 국내 외환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환율 하락 폭이 컸다.

전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영향은 대부분 해소된 분위기다.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꾸준히 순매수에 나서면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2000을 돌파했다. 종가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선 것은 올해 9월 24일(2003.44) 이후 처음이다.

전승지 우리선물 연구원은 "1070원선이 깨지면 1050원대로 진입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당국에선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과 3종 세트 이외의 규제책을 통해 환율 하락을 막으려는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기관이 매도세로 돌아선 가운데 외국인의 순매수에 전 거래일보다 27.33포인트(1.38%) 오른 2002.77에 거래를 마쳤다.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오후 3시24분 현재 0.78엔 오른 83.65엔, 유로화 환율은 0.0047달러 오른 1.3082달러를 기록 중이다. (엔화가치 하락, 유로화 가치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