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0원선이 무너진 이후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8일 발표한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업종별 피해 현황'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500개)들의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환율 마지노선은 1086.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현재 원달러 환율이 1085.4원으로 환율 마지노선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업종별로 보면 '가전'(1106.5원), '석유화학'(1104.3원), '반도체·디스플레이'(1099.0원), '음식료'(1090.4원)는 업종별 환율 마지노선이 무너지면서 오히려 수출을 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 직면했고 '자동차'(1084.9원), '철강·금속'(1084.2원), '조선·플랜트·기자재'(1083.3원)도 위험 신호가 켜졌다.

규모별 환율 마지노선은 대기업이 1076.1원인데 반해 중소기업은 1090.4원으로 환율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원화 강세에 따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하락에 따른 대책 유무에 대해 대기업의 75.0%는 '원가 절감·생산성 향상', '환헤지 등 재무적 대응', '결제통화 변경' 등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비해 중소기업은 '별다른 대책이 없다'(52.7%)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미 피해를 본 기업은 57.6%에 달했고, 피해 유형으로는 '기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76.4%)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51.4%), '수출단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26.0%), '외화 대출자금의 이자부담 증가'(0.7%) 등의 순이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대책으로는 '안정적 환율 운용'(47.4%), '수출금융 지원 강화'(22.4%), '기업 환위험 관리 지원'(19.3%), '외환보유고 확충'(4.9%), '결제통화 다양화 추진'(3.8%) 등이 차례로 꼽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가전,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받는 이들 품목의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며 "이들 기업의 수출 채산성 악화는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한국 경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