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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가계부 쓴 것밖에 없는데 1년 지출 30% 줄었대요

  • 이경은 기자

  • 입력 : 2012.10.19 03:48

    우리 집 소비, 새는 곳을 막아라

    물가는 치솟는데 소득은 줄면서 모두들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야말로 '누수(漏水) 점검'에 나설 때라고 말한다.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는 "전 세계 경기가 향후 2~3년간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가정경제 기초체력을 차근차근 키워놔야 한다"면서 "미리미리 연습을 해두면 최악의 상황이 닥쳐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가 급성장을 거듭해 오래 일할 수 있는 시대라면 상관없지만, 성장이 정체되고 조기퇴직 위험이 높아지는 요즘 같은 시기엔 비상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허리띠 졸라매며 아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혹시 나도 모르게 새는 구멍은 없는지, 지출 거품이 끼어 있는 건 아닌지, 잘못된 우리 집 소비생활을 바로잡는 법을 머니섹션 M이 알아봤다.

    일러스트=김현국 기자 kal9080@chosun.com
    일러스트=김현국 기자 kal9080@chosun.com
    생활비 누수 막으려면
    가계부 자세히 쓰다보면 1주일도 못 버텨
    식비·학비 정도로만 구분해서 기입
    한달 예산에 맞춰 소비하는 습관 들여야

    금융 누수 막으려면
    카드 누적 이용액 문자서비스 신청은 기본
    보험료 대비 효과 따져보고 과감히 정리를
    3개월마다 통장정리… 자동이체 거래 확인

    ◇돈맛을 느끼게 해주는 가계부

    월급은 힘들게 버는 돈이지만, 미리 계획을 세워 사용하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 우선순위부터 정해 사용하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가계부가 큰 도움이 된다. 가계부의 달인으로 꼽히는 이재은(39)씨는 가계부 마법 덕분에 1년 지출을 30%나 줄였다. 이씨는 "돈을 쓸 때마다 가계부에 기록해 봤는데 나중에 정말 후회스러운 지출을 발견하게 됐다"면서 "가계부를 쓰면 돈을 잘 관리해서 쓸데없이 새는 돈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금치 얼마, 두부 얼마' 이런 식으로 세세히 쓰려고 하면 질려서 1주일도 안돼 포기하기 쉽다. '식비, 학비' 정도로만 구분해서 써두면 가계부 쓰기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 한 달치 예산을 세우는 작업도 필요하다. 가령 한 달 예상 식비로 30만원을 잡은 다음, 이를 넘기지 않도록 애쓰는 것이다. 연말연시에 1년치 가계 흐름도를 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재테크 충격요법 병행하라

    가계부 쓰기에 더불어 충격요법을 병행하면 소비성 지출을 줄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이천 대표는 "한 달에 200만원 쓰던 걸 100만원으로 한꺼번에 확 줄이긴 어렵다"면서 "여러 항목에 걸쳐 조금씩 줄이는 방법으로 아껴서 가정경제 체력을 비축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특히 금융상품 중에서 쓸데없이 돈이 많이 지출되는 품목으로 종신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을 꼽았다. 비용에 비해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집안 사정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면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현금 대신 카드를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카드사에 '카드 누적 이용금액 문자서비스'를 신청하자. 매번 카드 쓸 때마다 날아오는 누적 사용액 숫자를 보면, 정신이 번쩍 들면서 지갑을 스스로 닫게 된다.

    ◇작은 돈도 다시 보자

    혹시 밤늦게 현금이 모자라면 근처 편의점에서 수수료 1000원 내고서 현금을 뽑아 쓰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낭비 무감각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기수 에이플러스에셋 전문위원은 "세상에서 가장 아까운 돈이 금융 수수료"라며 "전국 어느 은행에서나 돈을 뽑아도 수수료가 공짜인 ATM카드를 만들어 두면 쓸데없이 나가는 돈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은 인터넷뱅킹을 하느라 통장 정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서 전문위원은 "나도 모르는 돈이 통장 자동이체로 몇년째 빠져나가는 황당한 사례가 많다"며 "3개월에 한 번씩은 통장 정리를 해서 거래내역을 확인해 보라"고 권했다. 신용카드에 쌓아두고 잊고 지냈던 포인트도 불황 때는 살림살이에 도움이 된다.

    ◇쓰는 재미는 이제 그만

    우리나라 가계가 고통을 겪는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사교육비다. 집값이 오르고 소득이 늘어나던 고성장 시대엔 사교육비 부담이 커도 큰 문제가 안됐지만, 지금 같은 저성장·저금리 시대엔 사교육비가 가정경제를 좀먹는 해충이 될 수도 있다.

    이상건 미래에셋 상무는 "사교육비는 개인별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에 갑자기 확 줄이는 건 쉽지 않다"며 "급작스럽게 변화를 주면 오래가지 못하고 지출이 다시 늘어날 수 있으니 서서히 조절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자녀를 키우는 한정 삼성증권 차장은 키드키즈 같은 홈스쿨링 사이트에서 워크북 등 각종 자료를 무료 다운받아 활용한다. 입장료가 비싼 키즈카페는 이용하지 않는다. 한 차장은 "키즈카페를 가면 쇼핑이나 음식값으로 적잖은 비용이 깨진다"면서 "맘스맘 같은 사이트에서 알뜰 여행정보를 찾아 실속 나들이를 즐긴다"고 말했다.

    아이들 책은 온라인 중고서점을 이용하면 새책 같은 헌책을 반값에 구할 수 있다. 한 차장은 "오프라인 중고서점(알라딘 등)이나 아름다운가게 등에 가면 정가 1만원짜리 책이 새책 같은 것도 2000~3000원이어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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