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철통비밀'은 없었다…역시 잡스가 없어서

조선비즈
  • 박정현 기자
    입력 2012.09.13 08:57 | 수정 2012.09.13 08:59

    애플 아이폰5/사진=애플
    애플의 ‘철통비밀’이 깨졌다.

    12일(현지시각)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5는 이미 언론에 보도되었던 것과 디자인이나 스펙면에서 대부분 같았다. 지난 몇 개월간 언론과 업계가 예상했던 대로 더 얇고 길어졌고 화면은 4인치로 커졌다.

    애플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비밀스럽기로 소문난 회사다.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출시할 때도 끝까지 비밀주의를 고집하다가 깜짝 놀라게 했고, 이후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을 때도 함구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비밀이 지켜지지 못했다. 새로 만드는 아이폰5가 디스플레이를 크게 만드는 시장의 트렌드를 쫓아 4인치대로 커질 것이란 소문은 작년부터 흘러나왔다.

    올 5월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이폰5가 4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거의 확실시하는 분위기였다. 아시아 부품업계를 통해 아이폰5의 외곽 디자인이나 일부분 디자인 설계도, 사진도 여러 번 유출이 됐다. WSJ는 이어 7월에 애플이 인셀 기술을 통해서 디스플레이를 더 얇게 만들었다고 확정 보도나 다름없는 보도를 했다.

    6월에 인터넷에 유출된 동영상에는 아이폰의 이어폰 단자가 기기의 상단이 아닌 하단에 달렸으며, 충전 단자도 더 작아질 것이라는 내용이 공개됐다. 특히 3개의 부품업체를 통해 충전 케이블이 30핀 커넥터에서 훨씬 더 작은 커넥터로 바뀔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날 공개된 것과 동일하다.

    기기의 뒷부분 디자인도 약간 바뀔 것이라는 것도 이미 알려졌다. 9월 두 번째 주에 아이폰5가 전격적으로 출시될 것이란 얘기도 3개월 전에 알려진 것이다. 결국 작년부터 꾸준히 흘러나온 아이폰5에 대한 소문들은 NFC 기능 탑재한다는 것만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실로 증명됐다.

    팀 쿡 애플 CEO
    고(故) 스티브 잡스는 비밀주의에 철저한 사람이었다. 신제품을 공개하는 당일까지는 애플 직원들도 알지 못했다. 비밀을 유출하는 직원은 해고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신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은 절대로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제한적인 정보만 가지고 연구했다. 건물 한 층 전체에 특수 잠금장치를 달고, 건물에서 건물 간에 이동할 때도 이중삼중으로 보안 장치를 거치게 했다.

    잡스는 신비주의가 잘 먹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폰을 공개하기 직전까지 사람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키면서 목을 빼고 기다리게 하는 것이다. 애플의 전 직원인 맷 드랜스는 “(애플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다가 실제로 제품을 출시한 뒤 제품으로 보여준다면, 사람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잡스가 CEO시절 애플은 제품 비밀이 유출되는 경로를 찾아내 반드시 응징했다.

    2010년 애플 직원이 독일에서 출시 임박한 아이폰 프로토타입을 잃어버렸고, IT블로그인 기즈모도가 그것을 손에 넣었다. 그러자 애플은 기즈모도 편집장의 집에 경찰을 불러 수색하기도 했다. 2011년 7월에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이폰 프로토타입이 도난당한적이 있다.

    잡스는 자신의 블로그에 애플 제품에 대한 비밀을 올렸다는 이유로 10대 청소년을 고소한 적도 있다. 또 애플 고위임원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사내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것이 밝혀져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하지만 팀 쿡은 잡스에 비해 비밀을 지키는 것에 유별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잡스 당시 직원들이 비밀을 유출했다가 해고를 당할까봐 두려워했지만, 팀 쿡이 CEO를 맡은 이후로 해고 위험은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플이 전 세계에서 같이 사업하지 않는 업체가 없을 정도로 곳곳에 파트너를 두고 있어서, 비밀을 지키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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