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장기화에 따른 수출 부진 등에 따라 광공업생산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미래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모두 개선됐다. 소비와 투자도 일시적인 요인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 수출 부진, 제조업 생산에 타격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1.6% 줄었다. 수출 부진에 따라 제조업 생산이 1.8%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제조업 생산은 화학제품(2.3%), 담배(18.1%), 석유정제(3.0%) 등이 늘었지만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및 부품(-5.7%), 자동차(-5.8%), 고무 및 플라스틱(-2.8%) 등에서 감소했다. 자동차는 현대차, 기아차 등의 파업 영향도 있었다.

내수 출하는 전월대비 1.2% 증가한 반면 수출 출하는 4.8% 감소했다. 7월 수출이 8.8% 줄면서 2009년10월(-8.5%) 이후 33개월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던 영향이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은 107.8%로 전월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출하 감소폭(-1.8%)이 재고 감소폭(-0.1%)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는 전년동월대비 출하의 증가폭과 재고의 증가폭이 모두 축소되면서 하강 국면에 머물렀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자동차, 반도체 및 부품 등 주력 생산 품목의 감소로 전월대비 0.9%포인트 하락한 77.2%를 기록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0.7% 증가했다. 전체 산업생산도 0.3% 늘어났다.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로 각각 0.3%, 1.5%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예술·스포츠·여가, 교육 등에서 감소했으나 도소매(2.5%), 금융·보험(0.9%) 등이 늘어났다.

◆ 소비 3.4% 증가…3년만에 최고치지만 '일시적 요인'

소비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고르게 늘어 전월대비 3.4% 증가했다. 증가율은 2009년 5월(4.2%)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마가 예상보다 짧았던 데다 폭염과 무더위로 휴가를 많이 떠났고 냉방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등 일시적인 요인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월 0.8% 감소했던 내구재 소비가 7.1% 늘어나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갤럭시S3 출시, 런던올림픽 등으로 컴퓨터·통신기기, 가전제품 등의 내구재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승용차 소비도 전월 1.4% 감소에서 3% 증가로 반전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5.9%)에서 감소했으나 기계류(4.5%)에서 증가해 2.5% 늘어났다. 건설기성액은 건축공사가 호조를 보여 6.8% 증가했다. 건설수주도 전년동월대비 23.8% 늘었다.

◆ 경기선행지수 2개월 연속 상승했어도 여전히 '안개속'

현재 경기를 알려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1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2로 0.2포인트 올라 전월(0.6포인트)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에도 경기선행지수가 2~3개월 주기적으로 상승, 하락을 반복했다"며 "6개월 정도는 상승세를 이어가야 향후 경기가 긍정적이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당분간 경기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7월 산업활동 동향이 당초 예상보다 선방했지만 앞으로 수출둔화 현상이 지속되고 소비도 일시적 요인이어서 당분간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경기가 유로존 위기와 밀접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며 "8월까지는 안 좋은 모습이고 유로존 재정위기의 해결책이 보이면 9월부터 좀 나아지면서 4분기에는 미미하지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