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의 아파트 계약해제 소송 영향으로 아파트 중도금이나 잔금과 같은 집단대출 연체율이 지난달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성동조선이 지난달 1조2000억원의 대규모 연체를 하면서 크게 올랐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집단대출 연체율은 1.72%로 전월 대비 0.9%포인트 올랐다. 고공행진하던 집단대출 연체율은 올 5월 1.69%에서 6월 1.63%로 다소 주춤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 4월 기준 아파트 계약해제를 위해 대출은행이나 시공사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벌이고 있는 아파트 사업장은 수도권 중심으로 28곳이며 소송인원과 소송금액은 각각 4190명과 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집단대출 연체율이 오르면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도 상승했다.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달 0.83%로 전월대비 0.9%포인트 올랐고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은 0.93%로 한달 전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집단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0.39%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단대출 연체율은 시공사와 아파트 계약자 간 소송 영향이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성동조선의 1조원 이상의 연체로 7월말 1.73%를 기록, 한달 전보다 0.41%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11월(1.99%) 이후 8개월만에 최고치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1.63%로 0.83%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76%로 0.27%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설업과 부동산 PF 대출, 선박건조업의 신규연체가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1.36%로 0.27%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신규로 발생한 연체는 4조1000억원으로 1조8000억원 줄었으나 은행들이 지난달 정리한 연체채권이 1조1000억원으로 4조2000억원 급감했다. 연체채권 잔액은 7월말 14조9000억원으로 6월말보다 3조1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설업과 선박건조업 등 부실 가능성이 큰 부문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위기 시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