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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내일(세계중앙은행 총재회의) 화끈한 부양책 낼 가능성 작다"

  • 김신영 기자

  • 입력 : 2012.08.30 03:17

    前 미 연준 이사 랜덜 크로스너 시카고대 교수
    "8월 고용통계 내달 7일 발표… 데이터에 집착하는 버냉키, 그 전에 행동 나서지 않을 것
    고용지표 매우 부진할 경우 연준, 3차 양적완화 나설수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데이터 집착형 경제학자입니다. 8월 고용 통계 발표를 한 주 앞둔 31일 버냉키가 잭슨홀회의(세계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화끈한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작습니다."

    2006~2009년에 연준 이사를 역임한 랜덜 크로스너(Kroszner·사진·50)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29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버냉키 의장이 잭슨홀회의에서 2차 양적 완화(QE·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를 발표했던 2010년엔 미국 경제가 실업률이 치솟는 등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었던 반면 지금은 연준이 행동에 나설 만한 확실한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그는 2001년부터 3년 동안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연준 이사로 일할 때는 금융 위기 직후의 금융 감독과 통화정책을 담당했다. 그는 한국은행 강연을 위해 9월 17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22일 공개된 7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의사록엔 연준이 곧 또 다른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을 시사하는 내용이 여럿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보나.

    "FOMC 의사록엔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회복이 감지되지 않으면' 경기 부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적혀 있다. 최근 발표되는 몇몇 지표들에 미약하나마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고는 있지만, 회복세가 강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9월 7일 발표될 고용 통계가 '회복'인지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회복'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는 점이다. 따라서 버냉키 의장은 그전까지는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연준이 지난 6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들여 투자를 촉진하는 것)를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한 뒤 지금도 이를 시행 중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둘러 또 다른 부양책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그는 "9월 7일 발표될 8월 고용 통계가 매우 부진하고, 7월 통계 확정치도 하향될 경우 연준이 양적 완화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준이 만일 3차 양적 완화에 나선다면 어떤 증권을 살 것이라고 보나.

    "주택저당채권(MBS)을 구입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이 주택시장까지 챙긴다'는 신호를 확실히 보내 시장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QE를 통해 주택 경기까지 끌어올리는 부가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다."(연준은 금융 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3월 1차 양적 완화를 통해 5000억달러의 주택저당채권을 사들였지만 2차 양적 완화 때는 장기 국채만을 매입했었다.)

    ―일부에선 양적 완화가 세계적인 물가 상승만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다시 양적 완화를 하면 효과가 있을까.

    "관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연준은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인 하락)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두 차례의 양적 완화를 통해 대출 금리가 낮아졌고 주택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도 보여 디플레이션 방어에는 성공했다고 본다. 그러나 '양적 완화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졌나'라고 물으면 답은 '노(No)'다. 유럽 경제, 연말에 다가오는 미국의 재정 절벽(재정 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 등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연준이 푼 돈이 시장에 효과적으로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연준에서 풀린 돈이 은행에만 머물고 시장으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미국 시중은행에 쌓여 있는 초과 지급준비금이 약 1조5000억달러로 금융 위기 이전보다 100배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