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상승과 전세수요 증가로 올해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렌트 푸어(rent poor)'가 크게 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2조5422억원으로 지난해 말(20조 2262억원)보다 10.2% 급증했다. 2008년말 10조867억원이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09년말 12조4681억원, 2010년말 14조8511억원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연도별로 1월부터 5월 사이에 늘어난 증가액은 올해가 2조3160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금이 오르면서 대출 잔액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집계한 '주택 전세금 종합지수(2011년 6월 100 기준)'는 7월말 106.9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10년 7월과 비교하면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전체 주택이 평균 18.6% 올랐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2010년 8월 2억2234만원에서 올해 2억6591만원으로 약 43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전세 수요가 늘고 전세금 오름세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세자금 대출은 대부분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기 때문에 연체가 생겨도 금융회사가 입는 타격은 크지 않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전세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면 구상권을 청구해 보증금을 받아가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부실해질 위험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