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7월 수출 증가율이 1%대로 급락하면서 중국발(發) 경기둔화 리스크가 전면에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로 중국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급랭하면서 우리 경제 역시 핵심동력인 수출이 장기 부진에 빠져 경제 전반의 저성장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중국의 경기침체라는 대외 경제 불안요인이 삼각파도를 이뤄 우리 경제를 덮칠 수 있다는 우려다. 당장 올해 성장률이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보다 낮은 2%대 후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에 자극받은 중국이 적극적인 내수부양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 부양에 미온적인 중국 당국이 적극적인 부양조치를 내놓으면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수출둔화 등으로 中 8% 성장에 '빨간불'···韓 3% 성장도 어려워져"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수출액이 176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 증가에 그쳐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증가율 11.3% 보다 급감한 것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8.6%도 크게 밑돌았다. 한마디로 '쇼크' 수준이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 둔화는 이미 예견됐으나 둔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단행된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 조치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중국의 경기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수출 둔화는 우리나라 수출 경기도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수출비중 23.8%)이다. 특히 대 중국 수출중 부품 등을 공급하는 가공수출 비중은 48.9%에 이른다. 중국 수출이 둔화하면 우리 수출도 둔화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중국의 경기 침체 국면은 우리 경제에도 성장세를 크게 둔화 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중국의 투자증가율이 1%포인트 낮아지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6%포인트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8% 성장이 어려워지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도 2%대로 떨어지는 게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3%와 3.0%를 도출하면서 중국 경제의 8%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전제조건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 "수출 부진으로 中 당국 경기부양에 힘실릴 듯"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에 따라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중국 정부로 하여금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을 꺼내놓게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불안이 재점화된 지난 5월 이후 두차례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달에도 지준율 인하나 금리인하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경기 부양 조치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 8%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했던 수출 지표 부진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강도를 높이게 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나 지준율 인하 등을 넘어서 직접적인 재정투입을 통한 내수 부양책이 나올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오석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무는 "중국 정부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출 부진으로 인해 높아진 경기부양요구를 받아들여 경기 부양 속도와 강도를 높일 경우 하반기 경기 급락이 상당부분 완충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의 입장이 경기부양에 신중한 것 처럼 비쳐지는 측면도 있어 시장의 기대 만큼 경기부양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입력 2012.08.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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