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대·압구정 오르고, 강남·신사·종로 내리고.

최근 서울 주요상권의 임대료 추이가 변화하고 있다. 압구정역과 이화여자대학교 상권 등 주변상권과의 경쟁에서 밀려 퇴색한 상권들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강남역·신사동 가로수길 등 지난해 큰 폭으로 임대료가 올랐던 지역은 상승세가 멈췄다.

영세상인들이 중심을 이룬 종로 등 도심부 상권은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다. 공실률이 오르면서 임대료는 하락세다.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영등포 상권은 대형상가인 IFC 몰의 개장을 앞두고 임대료가 소폭 하락하고 있다.

◆ 상가시장 침체, 일부 신역세권은 상승 반전

올 들어 서울지역 상권 분위기는 좋지 않은 편이다. 강남권 최대 상권인 강남역·신사동 가로수길의 상가임대료는 상승세가 꺾었고, 종로·명동·광화문 상권도 경기침체로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지역 상가 평균 임대료는 전 분기보다 0.1% 하락했다. 강남역은 올 1분기 ㎡당 2만8000원이던 임대료가 2만7000원으로 떨어졌고, 신사역은 4만원에서 3만9000원 선으로 내렸다. 재래시장 등 영세상인이 많은 종로3가·종로5가도 올 1분기 각각 ㎡당 4만1000원, 3만4000원 했던 상가임대료가 2분기 4만원, 3만3000원 선으로 하락했다. 명동은 1분기 ㎡당 11만1000원 선에서 11만원 수준으로 ㎡당 1000원쯤 떨어졌다.

반면 압구정역과 삼성역은 같은 기간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세가 멈췄다. 1분기 압구정역과 삼성역의 상가임대료는 ㎡당 3만6000원, 3만4000원에서 2분기 3만6100원, 3만5000원 선으로 올랐다.

압구정역은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에 밀려 지난해까지 상가임대료가 하락세였지만, 황금 노선으로 불리는 분당선 연장선의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부동산114 장용훈 연구원은 “압구정 상권의 경우 분당선을 이용해 분당·용인 등 경기 남부와 강북 일대 등의 수요 유입 기대가 임대료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다만 강남 최대상권인 강남역(-3.36%)은 저가점포의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임대료가 하락 반전했고, 신사동 가로수길(-2.74%)은 주택을 개조한 상가매물들이 다수 발생해 임대료가 내렸다”고 말했다.

◆ 중국인 덕 보는 이대, 여전히 썰렁한 신촌

최근 서울 상권 중 상승세가 눈에 띄는 곳은 홍익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다. 올 1분기에 비해 이대(0.29%·㎡당 5만원)와 홍대(1.91%·㎡당 2만7000원) 인근 상가임대료는 모두 상승했다. 다만 연세대학교 인근 신촌권 상가 임대료는 1분기 ㎡당 3만3000원에서 3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신촌과 함께 상가임대료가 하락세던 이대의 상가임대료가 다시 오른 것은 중화권 관광수요 덕분이다. 이대는 명동과 함께 중화권 관광객 수요가 몰리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촌은 주점 등으로 주로 상권이 이뤄져 관광특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홍대의 경우 합정역과 상수역 방면 외에 공항철도 상단부로 꾸준히 상권이 확장 중이다.

서울 기타 지역에선 신림역(6.88%·㎡당 2만5700원)과 미아역(7.37%·㎡당 2만5000원) 등 먹자골목 상권이 일제히 상승세며, 야구 열기와 함께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난 신천역(3.88%·㎡당 4만3600원)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학원가 상권으로 유명한 은행사거리(-13.18%·㎡당 2만3300원)는 물 수능의 여파로 임대료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장용훈 연구원은 “최근에는 소위 뜨는 상권의 임대료 상승세가 주춤거리고 있으며, 교통이나 관광 등 외부여건이 바뀐 지역만 일부 상승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지하철 7호선 연장선, 분당선 연장선 등 신규 지하철이 개통을 앞두고 있어 역세권 상권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