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공장과 아파트단지가 혼재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은 인근에 사는 중산층 1만여가구와 인근 신도림역을 이용하는 유동 인구로 북적거리는 동네다. 면적 1.46㎢에 불과한 신도림동에 최근 몇년간 치킨집이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현재는 30여개의 치킨집이 밀집해 있다. 신도림중학교를 중심으로 도보로 5분 거리 이내에만 10여개가 있다. 교촌치킨, BBQ치킨, 둘둘치킨, '오븐에 빠진 닭'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생소한 이름의 군소 프랜차이즈까지 다양하다.
이 동네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10년째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사장 A씨는 "최근 5~6년 사이에 한 집 건너 하나씩 치킨집이 생기면서 한때는 월 500만~600만원의 매출을 올리던 것이 지금은 인건비도 건지기 힘든 정도"라며 "큰 기술도 필요 없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한 가게가 망해도 금방 다른 치킨집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최근 자영업자 증가세는 치킨집을 포함한 음식점을 비롯해 부동산 중개업소, 미용실, 노래방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생활 밀접형 자영업이 주도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9년에 창업한 92만5000명 중 35%인 32만5000명이 이같은 생활 밀접형 업종으로 창업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우리나라 음식점 수는 44만개로 인구 114명당 한 개꼴이다. 서울 마포구에만 호프집이 1100여곳에 달한다. 또 전국 단위로 볼 때 의류점은 인구 595명당 하나, 부동산중개업소는 인구 650명당 하나, 미용실은 746명당 하나가 있다.
과당 경쟁은 자연히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중소기업청이 2010년 소상공인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4%가 월평균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증가했다는 답변은 6%에 불과했다. '주변 업체와의 경쟁 심화'(30.5%)가 '소비자의 구매 패턴 변화'(20.1%)나 '임대료 등 원가 상승'(15.5%) 등을 제치고 순이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40~50대 베이비부머 세대가 상대적으로 창업이 쉬운 음식점 등 생활 밀접형 업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어 앞으로 이들 업종의 생존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입력 2012.07.11.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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