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 無광고 전략 비결 알아봤더니...

조선비즈
  • 박근태 기자
    입력 2012.07.09 15:06 | 수정 2012.07.09 15:53

    에버노트 제공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은 "에버노트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의 기억을 돕는 '제2의 두뇌'를 만드는데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당시 35세의 미국의 젊은 사업가 필 리빈은 자신과 같은 러시아 출신 과학자 스테판 파치코프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리빈은 이 운명적인 자리에서 사람들의 기억을 보존하는 회사를 설립하자고 제의했고 두 사람은 이듬해 곧 바로 회사를 차렸다.

    최근 전세계 사용자가 3000만명을 돌파한 개인기록서비스 ‘에버노트’의 설립 배경이다. 2008년 출범한 이 회사는 지금 기업공개(IPO)를 한다면 시가 총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일부에선 현재의 기세로 살펴볼 때 에버노트가 핀터레스트와 드롭박스와 함께 페이스북의 뒤를 잇는 가장 강력한 서비스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꼭 가져야할 톱 10 애플리케이션에, 기업잡지 Inc 매거진이 선정한 올해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방한한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을 이달 초 서울 강남의 파이낸스센터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3년간 한국에 선교사로 일했다는 말론 사장은 “누구나 항상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에버노트 성장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하루에도 수십개씩 생겨났다 사라지는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말론 사장이 설명한 에버노트의 경영 전략과 생존 비법은 독특했다.

    사람들의 순간순간의 기억을 보존하고 이를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제2의 두뇌’를 만들자는 것.

    에버노트의 마케팅과 광고 전략은 흥미롭다. 회사 설립이후 줄곧 ‘NO ads, No marketing(광고 없음. 마케팅 없음)’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광고를 수익으로 하지 않고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입소문과 자발성을 십분 활용한 재생산 구조를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말론 사장은 에버노트의 사업 모델은 한 마디로 “러브 페이즈 빌(Love pays the bills)”이라고 했다. 충성도 높은 고객이 낸 사용료가 수익 모델이라는 것이다.

    미국 기업전문지 '아이엔씨(Inc)'는 최근 에버노트를 '2011년 최고의 기업'에 선정했다.
    - 서비스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한마디로 말하면 개인의 기억을 더 확장하고 돕는 서비스다. 사람들은 결혼 준비를 하면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서 예물부터 신혼여행지까지 다양한 정보를 검색한다. 결혼한 뒤에도 신혼 생활이나 태어난 아기 사진을 어딘가에 잘 기록해두려고 한다. 주부 뿐 아니다. 출장이 많은 사업가나 직장인들은 새로운 곳에서 만나는 사람도 많고 기록할 것도 많다. 때로는 만난 사람 얼굴과 명함이 서로 연상되지 않고 장소가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에버노트는 직접 노트를 작성하거나 검색결과를 스크랩하고 직접 찍은 사진이나 녹음한 음성을 언제 어디서든 찾아내는 서비스다.

    또 이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이메일로 친구와 기억을 공유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손글씨나 문자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더 했다.”

    - 사용자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사용자들은 다양하지만 변호사나 교사처럼 기록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층이 주 사용층이다. 많은 조리법을 기억해야 하는 셰프들도 상당수 된다. 나 역시 톡톡히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담당하고 있는데 사무실은 따로 없다. 만나는 사람의 명함과 사진, 메모를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검색해서 꺼내쓴다.

    - 한국 사용자는 얼마나 되고 그 특징은 어떤가.

    ”한국 사용자는 전체 사용자 가운데 3% 정도다. 한국은 사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하루 에 가입하는 이용자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4%에 이른다. 특히 전체 사용자 가운데 한달에 한번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는 적극적 사용자의 경우 한국은 46%로 대만과 싱가포르, 홍콩 사용자의 평균 34%다 높다.”

    - 에버노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에버노트 사업 모델은 단순하다. 더도 덜도 말고 사용자의 5%만 유료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현재 사용자 3000만명의 5%인 140만명이 유료 이용층이다. 사용자가 늘어 1억명이 되면 500만명을 유료 이용층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다수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는 광고나 별도 마케팅을 수익원으로 하지만 에버노트는 광고를 받지도 서비스 본질과 다른 사업을 펼치지 않는다.”

    - 유료와 무료 서비스에는 차이가 많나.
    “기본적으로 무료 서비스에도 최선을 다한다. 무료더라도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고 최고 서비스를 받도록 한다. 다만 유료에선 무료서비스보다 업로드 용량이 2배 많은 1GB로 늘어난다. 여행이나 출장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노트북기능과 다른 사용자들과의 협업 기능, 향상된 이미지 인식기능이 제공된다.”

    - 무료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유료로 전환하면 사용을 그만둘 가능성이 많을텐데.

    “게임을 포함해 대다수 서비스는 시간이 흐르면 기대감이 떨어진다. 무료화 수순을 밟아야 한다. 하지만 에버노트 사용자들은 첫해 8%, 이듬해 12%, 3년차에 22%가 유료 사용자가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서비스를 사용해본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에버노트 성공을 기원하며 기꺼이 사용료를 낸다. 유료 사용자 개개인이 모두 소규모 ‘엔젤 투자가’인 셈이다.”

    - 구글을 비롯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위 개인들이 만드는 ‘빅 데이터’ 수집해 사업화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에버노트에 저장된 모든 자료는 안전하다. 구조적으로 개인정보를 볼 수 없도록 했고 특정 목적을 갖고 이를 수집하지 않는다. 또 서비스 사용을 그만둔 이용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개인들이 생산한 정보를 빅데이터 비즈니스로 연계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 지난 5월 손 글씨 인식 전문회사인 펜얼티메이트를 인수했다. 투자 기준은 뭔가.

    “이제는 누구나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인식기술을 활용하면 손가락으로 편하게 기록하고 저장된 나중에 쉽게 꺼내볼 수 있다. 사람들의 기억을 기록하고 저장하고 이를 활용하는데 필요한 편리한 기술이라면 모두 관심 대상이다.”
    R>― 에버노트의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사람의 제2의 두뇌를 만드는 것이다. 에버노트 첫 번째 목표는 사용자가 필요한 기억을 기록하고 찾아주는데 있었다. 다음 단계는 문서와 음성, 사진 등 다양한 기억을 유기적으로 묶어주는 것이다. 어떤 장소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알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와 연결시켜 기억을 증강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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