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금감원, 선물계좌대여·미니선물 등 82개 불법업체 적발

  • 정선미 기자
  • 입력 : 2012.06.06 12:00

    #서울시 송파구에 거주하는 A씨는 평소 증권회사를 통해 선물거래를 하던 중 고액의 증거금 없이도 선물거래가 가능하다는 ‘선물계좌 대여’ 업체인 B 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안내문을 보고 해당 업체 관계자와 상담을 했다. 상담 후 A씨는 B 업체 명의 계좌로 100만원을 입금하고 이 업체가 제공하는 유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을 이용해 2000만원 범위에서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그러나 거래 중 홈페이지가 폐쇄됐고 A씨는 B 업체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 투자금 전액을 손해 보게 됐다.

    #경기도 시흥시에 거주하는 E씨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F 미니선물업체를 통한 유로화 통화선물 거래를 시작해 투자금 120만원 중 110만원을 매매손실로 잃게 됐다. 이후 E씨는 120만원을 입금하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유로화 통화선물을 매매해 총 146만원의 이익을 보았으나 F 업체는 이익금 지급을 거부하고 연락이 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3개 기관과 함께 지난 4월 30일부터 약 2주간 선물계좌대여, 미니선물계좌 등 불법금융투자업체 점검을 한 결과 총 82개의 불법업체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통지했다고 6일 밝혔다. 82개 중 63개 업체는 금융위원회의 인가 없이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매매 중개업을 했고 19개 업체는 금융위 등록 없이 투자자문 ·일임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법금융투자업체들의 주요 유형별 영업방식은 ▲선물계좌대여 ▲미니선물 ▲미등록 투자자문·일임 등 세 가지다. 선물계좌대여란 불법업체가 증권사 계좌를 개설해 KOSPI200 지수선물 등에 투자하기 위한 증거금 1500만원 이상을 납입한 후 이 계좌를 통해 자체 HTS로 신청받은 투자자 매매주문을 실행해 수수료를 수취한다. 즉 증거금 대여와 선물거래 중개가 결합한 형태로 투자자는 1계약당 약 50만원의 증거금을 업체에 납입하고 선물거래를 한다. 미니선물은 거래소 시세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해 자체 HTS를 통해 KOSPI200 등에 대한 가상 매매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자 매매손실은 불법업체가 직접 정산한다. 미등록 투자자문 일임이란 금융위에 등록하지 않고 채팅 창,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회원의 투자상담에 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사이버상의 선물계좌 대여업체나 미니선물업체 등은 불법업체일 가능성이 높다. KOSPI200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는 인가를 받은 증권사 및 선물사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사이버상에서 50만원 이하로 KOSPI200 선물 등에 투자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업체는 모두 불법업체다.

    금감원은 "불법금융투자업체에 투자금 편취, 전산오류를 빙자한 이익 실현기회 박탈 등을 당했다는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업체가 주소, 사업자등록번호 등을 허위로 기재하고 업체명을 수시로 바꾸어 영업하고 있어 손해배상을 받기 어렵다"며 "불법업체의 광고나 안내문에 현혹되어 투자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홈페이지상의 ‘제도권금융회사조회’를 이용하면 합법 투자매매?중개업자, 투자자문업자를 알 수 있다. 금감원은 불법금융투자업체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금감원 내에 '사이버금융거래감시반'을 신설해 상시점검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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