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뉴타운 대책 매몰비용 등 쟁점은 모르쇠

조선비즈
  • 허성준 기자
    입력 2012.05.15 15:04

    서울시가 올 초 발표했던 뉴타운·재개발 수습대책을 적용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수습대책 발표 당시 지적됐던 매몰비용(뉴타운 사업을 위해 추진주체 등이 이미 사용한 비용) 및 구역 해제에 대한 주민 동의율 등은 전혀 진전된 내용이 없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시는 전날(14일) 뉴타운·재개발 해제요건을 갖춘 18곳을 우선적으로 구역 해제하기로 하고, 추진위원회·조합 등 추진주체가 설립되지 않은 265곳은 실태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추진위·조합 등 추진 주체가 있는 305곳이다. 서울시는 14일 추진주체가 있는 곳에 대해서는 2월 1일 개정된 도정법에 따라 토지 등 소유자의 10% 이상 동의가 있다면 실태조사를 나설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논란이 됐던 매몰비용 해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건설업계에 알려진 매몰비용의 규모는 약 2000억~4000억원. 서울시가 추진 주체가 있는 곳은 손대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추진 주체가 없는 곳과 동일한 방식으로 구역 해제를 추진하게 되면 이미 사용된 비용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갈등이 예상된다. 현재 서울시는 올 초 대책 발표 당시와 마찬가지로 매몰비용은 정부·건설사의 공동 분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추진주체가 있는 뉴타운·재개발 지역 중 일부에서는 수습대책 발표 전과 별다를 바 없는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구역해제를 원하는 쪽은 동의서를 받기 위해 토지소유주 등 주민을 설득하고, 구역해제를 원하지 않는 쪽은 매몰비용을 주민들이 뒤집어쓸 수 있다며 동의서 제출을 막는 상황이다.

    한 건설업계 재개발사업 관계자는 “서울시는 추진위·조합이 허술하게 관리하며 쓴 돈에 대해 세금을 투입하면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정부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것”이라며 “건설사는 ‘대여금’ 명목으로 추진위·조합에 비용을 투입했기 때문에 구역이 해제되면 사실상 조합원들이 이 비용을 떠안게 되는데, 조합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돈이 공중으로 뜬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협의 중이나 매몰비용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역해제를 위한 주민동의율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서울시는 추진 주체가 없는 구역은 토지 소유자 등이 30% 이상 반대하면 구역해제가 가능하고, 추진주체가 있는 곳은 50% 이상의 동의로 추진주체를 우선해산한 뒤, 구역해제 수순을 밟는다고 밝혔다.

    문제는 뉴타운 구역해제를 두고 토지소유자 간에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곳의 경우다. 서울시의 이런 방침은 뉴타운 해제 쪽에 유리하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추진주체가 없는 곳의 경우 서울시가 토지 소유자 등의 반대비율을 30%로 잡은 것은 주민의 70% 이상이 동의해야 추진 주체 설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기 바라는 쪽에서는 “과반수가 넘게 찬성하지만 70%에는 미치지 못하는 사업지도 해제 수순을 밟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뉴타운 폐기로 방향을 못박아두고 소수자의 의견을 듣는다고 말하면 뉴타운 사업을 원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어떻게 되느냐” 등의 항의가 거세다.

    서울시 관계자는 “몇년 째 갈등만 반복되고 있는 뉴타운·재개발 사업지에 대해서는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올 초 대책이 나온 것”이라며 “갈등조정 전문가를 파견하고, 대안 사업을 강화해 협의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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