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리, 과장 등으로 서열화된 사원 명칭을 '매니저'로 통일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과 대한생명을 시작으로 일반 사원 명칭을 매니저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으로 획일화된 직급이 매니저로 통일된다. 한화케미칼과 대한생명의 결과를 보고 점차 그룹 전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딱딱한 직급문화를 없애 사원들 간의 불필요한 벽을 허물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인사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여러 기업이 수직적인 직급 문화를 없애기 위해 명칭을 바꿔왔다. CJ그룹이 2000년에 상대방을 ‘○○○님’이라고 부르는 문화를 도입했고, SK텔레콤은 2006년에 팀장 아래 팀원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제일기획도 사원부터 사장까지 전 직원의 호칭을 ‘프로’로 통일했고, 가장 최근에는 KT가 올 2월에 매니저 직급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명칭 변경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니저라는 호칭을 2006년 도입한 SK그룹도 2010년에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아 호칭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의 대외업무 담당자들은 매니저가 아닌 과장, 차장 등이 찍힌 명함을 따로 들고 다닌다. 한국식 직급에 익숙한 외부 사람들은 매니저 호칭을 어색해한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