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2~3시간이면 충분해요"

조선일보
  • 박순찬 기자
    입력 2012.04.27 03:05

    김동호·아이디인큐 대표

    스마트폰 '오픈서베이' 앱 개발… 벤처기업·대학원생까지 의뢰
    다음엔 페이스북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 선보이겠다

    스마트폰으로 설문조사를 한다는 아이디어 하나로 페이스북, 소프트뱅크 등 쟁쟁한 기업들로부터 20여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낸 스물다섯 살 청년. 김동호<사진> 아이디인큐 대표가 일하는 곳은 스무 평(66㎡) 남짓한 서울 역삼동의 한 전세 빌라였다. 두 개의 방에는 각각 '사업본부' '회의실'이라고 적힌 명패가 붙어 있었고, 거실에는 큰 화이트보드와 책상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김동호·아이디인큐 대표

    김 대표는 작년 12월 모바일 설문조사 서비스 '오픈서베이(www.opensurvey.co.kr)'를 선보였다.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설문조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서비스의 특징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원하는 설문 문항을 입력하고, 연령·직업·지역 등 설문 대상의 조건을 선택한 뒤 요금을 결제하면 모든 '설문의뢰' 절차가 끝난다. 설문지는 스마트폰에 오픈서베이 앱을 설치한 수만 명의 회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응답자에겐 모바일상품권을 살 수 있는 100~2000원의 사이버머니를 준다. 김 대표는 "보통 2~3시간이면 2000명의 설문을 마칠 수 있다"며 "너무 빠르다 보니 고객들로부터 '제대로 된 거 맞느냐'는 질문도 여러 차례 받았다"고 했다.

    서비스 출시 4개월 만에 5만명에 달하는 실명 패널이 모였다. '저렴하고 빠른 모바일 설문조사'라는 소문이 나면서 지상파 방송사부터 벤처기업, 대학원생까지 설문을 의뢰해오는 고객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1000명한테 설문조사를 하려고 알아봤더니 비용은 1000만원이고, 기간은 한 달이 걸린대요. IT 시대에 한 달이 얼마나 긴 시간인데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 과거의 데이터를 받는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됐어요." 김 대표가 직접 서비스를 만든 이유다. 그는 자신이 졸업한 카이스트 부속 '한국과학영재학교' 동기생 두 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20대의 고교 동창생 셋이 주축이 돼 작년 2월에 회사를 차렸다. 다니던 대학교도 휴학했다.

    오픈서베이의 강점은 '빠르고 저렴하다는 것'이다. 10문항을 1000명에게 설문하는 데 드는 비용은 80만원. 설문을 맡긴 지 2~3시간이면 결과가 '뚝딱' 나온다. 시간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단축했고, 비용은 인건비를 절감해서 낮췄다.

    설문조사의 생명인 '신뢰도'를 갖추기 위해, 모든 회원은 반드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가입을 받는다. 이용자들의 응답이 제대로 된 답변인지를 감별하는 기능도 컴퓨터 서버에 탑재했다. 예를 들어 1초 만에 여러 개의 문항에 답하는 회원의 답변은 제외하는 식이다. 작년 9월에는 '신뢰도 있는 모바일 조사 시스템 및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내기도 했다.

    "우리 서비스는 예를 들어 '왼쪽으로 42도'라는 식으로 정교하게 알려주지는 못해요. 다만 왼쪽인지, 오른쪽인지는 방향은 알 수 있죠. 대기업은 42도라는 걸 알기 위해 수천만원을 쓰겠지만, 벤처기업 입장에선 적은 비용을 들여 어떤 방향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오픈서베이는 IT업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티켓몬스터의 신현성 대표와 페이스북의 전략마케팅 책임자인 벤자민 조, 게임빌 창업자인 조성문 오라클 매니저 등이 엔젤투자자로 참여했다. 지난달엔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소프트뱅크벤처스가 15억원을 투자했다.

    김 대표는 곧 미국에서 페이스북과 결합한 새로운 모바일 설문조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자동차가 비싸서 아무도 못 타던 시절에 포드가 자동차 대중화를 이끌었듯이, 오픈서베이는 설문조사 업계의 '포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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