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보다 낫네… 개인도 자동차 장기렌트 늘어

조선일보
  • 김은정 기자
    입력 2012.04.10 03:04

    초기 투자비용 적은데다 3년 뒤 인수까지 총 비용도 할부 구입비보다 덜 들어
    개인고객 80%는 자영업자, 리스 세금혜택 줄어들자 비용처리에 악용하기도

    최근 K7 한 대를 마련한 회사원 김용석(38·서울 논현동)씨의 차 번호판은 '허'자(字)다. 새 차이긴 하지만 기아차에서 산 게 아니라, 렌터카 업체에서 3년 계약으로 장기 렌트한 것이다. 김씨는 "월 렌트비 80만원에는 보험료와 기본적인 정비비가 모두 포함돼 있는 데다, 보통 차를 살 때 내야 하는 취득·등록세와 국공채 비용도 낼 필요가 없다"며 "나중에 차를 인수하는 비용까지 고려해도 할부로 살 때보다 200만원 이상 싸다는 게 결론"이라고 말했다.

    개인들도 '허'자(字) 번호판

    법인 고객이 대부분이었던 장기렌터카(1년 이상 대여) 시장에 개인고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반인들이 '허 번호판=빌린 차'라는 인식 때문에 렌트를 꺼렸지만, 갈수록 비싸지는 신차값과 각종 유지비 부담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렌터카 이용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렌터카시장 점유율 1위인 KT금호렌터카의 경우, 개인 장기렌터카 회원수가 2007년 751명에서 지난해 5146명으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렌터카 등록 대수도 2007년 16만7000여대에서 지난해 28만8000여대로 늘어났는데, 업계에선 개인 고객이 전체의 10%인 약 3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KT금호렌터카 김지연 과장은 "렌터카는 차 소유주가 해당 회사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취득·등록세와 국공채 등 차값의 8%가량인 등록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고 보험료도 고정수가가 적용되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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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인 현대캐피탈의 렌털시장 점유율도 무섭게 성장하는 추세다. 현대·기아차 매장에 차를 사러 갔다가 당장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차를 보유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상당수 고객들이 계열 캐피탈사의 장기렌터카 고객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캐피탈의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2007년 1.6%에서 지난해 10%까지 올랐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LPG 연료를 쓸 수 있는 렌터카의 장점이 특히 부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개인사업자 비용처리 용도로 악용

    그러나 급증하는 렌터카 개인고객 중에는 약 80%가 자영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들로 추정된다. 개인사업자들이 월 렌털료를 전액 비용처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자동차 렌털을 세금경감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자동차 리스의 세금혜택이 줄어드는 것도 렌털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다. IFRS에 따라 조만간 리스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이 바뀌면, 운용리스 납부료 전액을 손비 처리받던 혜택이 사라질 전망이다.

    유학원을 운영하는 최모씨도 이 점 때문에 최근 그랜저를 렌트했다. 최씨는 "주변의 사업하는 사람들 중에 최근 국산 대형차나 수입차를 렌트해 쓰는 경우가 많다"며 "솔직히 업무용보다는 사적인 용도로 많이 쓰지만 손비 처리가 되기 때문에 렌트하는 게 유리하다고들 얘기한다"고 전했다.

    ☞ 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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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회사가 자사 명의로 차를 구입한 뒤 이용자에게 일정기간 대여하면서 리스료를 받는 것. 번호판이 일반 자가용과 구분되지 않는 게 장점이다.

    ☞ 렌털

    대여의 주체가 렌터카 회사로, ‘허’자(字) 번호판이 달린다. 리스와 달리 렌털 고객이 취득·등록세 등 초기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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