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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하면 척척… 내 폰 안에 '김 비서' 있다

  • 박순찬 기자
  • 입력 : 2012.04.06 03:04

    진화하는 음성인식 앱
    상점 추천·알람·전화 걸기·일정 등록… 애플·MS, 인공지능형 음성 앱 선보여

    애플은 작년 10월 '아이폰4S'를 출시하면서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를 선보였다. 시리는 사용자가 음성으로 질문을 하면 스스로 답을 찾아 음성과 화면으로 알려주는, 한 마디로 '비서' 역할을 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주변에 한식 먹을 만한 곳이 있니?"라고 물으면 시리가 주변의 한식당 리스트를 찾아서 보여주는 식이다. "내일 아침 6시에 깨워줘"라고 하면 알아서 오전 6시에 알람을 맞추고, "우리집에 전화해줘"라고 하면 아이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건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라고 해도 아쉬워할 필요 없다. 시리처럼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서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앱(응용 프로그램)들이 나와있기 때문이다.

    일러스트 오어진 기자 polpm@chosun.com
    일러스트 오어진 기자 polpm@chosun.com
    ◇시리 못지않은 안드로이드 비서 앱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구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음성명령 앱은 현재 20여개에 달한다. 시리처럼 인공지능형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의 앱은 많지 않지만, 시리와는 달리 한국어를 지원한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 시리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스피릿(Speerit)'은 국내 개발자가 만든 음성인식 비서 앱이다. 애플의 시리와 유사한 사용자환경(UI)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전화걸기·문자전송은 물론 검색, 음악재생, 위치·날씨정보 확인, 앱 실행 등이 모두 음성으로 가능하다. 예를 들어 "문자, 김수현"이라고 하면 전화번호부에서 김수현을 찾은 뒤, 곧이어 "뭐라고 보낼까요"하고 묻는다. 3~4문장을 연달아 말해도 거의 정확하게 문자로 받아 적는다. 운전 중이라 스마트폰을 조작하기 어려울 때, 짧은 내용을 문자로 보내는 용도로 유용하다.

    '말만해'는 일정관리에 특화된 음성인식 앱이다. "4월7일 저녁 7시 동국대에서 세미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일정을 등록해주는 식이다. 알람도 일정 내용에 따라 다르게 울린다. 저녁 약속일 경우 한 시간 전에 알려주고, 생일 같은 기념일은 하루 전에 알람을 울린다. 여러 명과 만나는 약속일 경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일정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이 앱에 적용된 인공지능형 언어처리 기술은 동국대 양기주 교수와 포항공대 이종혁 교수가 손잡고 만든 것이다. '말만해' 앱은 현재 모든 개발이 끝났고 이달 중 구글 플레이 등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될 예정이다. 이밖에 '블링고(vlingo)' '어시스턴트(assistant)' 등의 앱도 안드로이드 사용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고 있다.

    ◇구글, MS도 음성비서 서비스 주력

    구글도 애플의 시리에 맞서 올 하반기 음성비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IT전문 블로그들은 새 서비스의 이름이 '비서(assistant)'가 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구글은 이를 위해 최근 음성기술 회사인 '포네틱아츠(Phonetic Arts)'와 디지털비서 앱 개발사인 '클레버센스(Clever Sense)'를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구글이 시리를 능가하는 수준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자사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음성인식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예를 들어 "자유의 여신상을 보여줘"라고 명령을 내리면, 구글 이미지 검색과 구글맵(지도), 위키피디아(사전) 등 이용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7' 등 모바일OS에는 '텔미(Tellme)'라는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해 오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시리가 아이폰4S 열풍을 몰고 왔던 것과 대조적으로, 텔미는 윈도폰의 판매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MS의 최고연구전략책임자 크레이그 먼디는 최근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의 음성인식 기술은 이미 1년 전부터 윈도폰에 구현됐던 기술"이라며 "애플은 단지 시리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애플과 MS의 음성인식 서비스가 이들이 실제 광고하는 것만큼 '똑똑한' 수준은 아니다. 미국 뉴욕의 한 아이폰4S 사용자는 시리의 성능을 허위·과장한 광고에 속았다며 최근 애플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MS도 윈도폰 업그레이드와 함께 텔미의 음성인식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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