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BIZ] LTE 시장도 '특허 괴물' 비상

조선일보
입력 2012.04.06 03:05

세계최대 LTE시장 로열티 수입노려
대표적 특허괴물 인터디지털에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 화웨이·ZTE까지
특허 경쟁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기존 이동통신보다 인터넷 속도가 5배 이상 빠른 LTE 시대가 열리면서 LTE 휴대폰업체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걸어 로열티를 받아내려는 특허 괴물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열린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전시회 MWC 2012 전시관 내에 마련된 대형 LTE 간판이 LTE 시대 개막을 알리고 있다.
LTE 시장에서도 특허 괴물(Patent Troll)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LTE(Long Term Evolution·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특허 괴물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 특허 괴물로 꼽히는 인터디지털이 LTE 관련 특허를 대거 출원했고, 중국의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잇따라 LTE 특허 획득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LTE 서비스가 앞으로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글로벌 특허 전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최대의 특허 전쟁 임박

LTE는 기존의 3세대 이동통신보다 인터넷 속도가 5배 이상 빠른 차세대(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다. 데이터 통신 속도가 빠른 데다 이전과는 달리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이동통신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LTE 휴대폰을 사용하면 전 세계 220개국에서 로밍이 된다. 국내에서만도 몇 달 만에 400만명 넘게 이용할 정도로 가입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LTE 휴대폰을 주력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의 특허 괴물로 불리는 인터디지털.
문제는 이 LTE 서비스를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기술과 특허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찾아다니던 특허 전문 업체들의 국내 업체에 대한 공격은 더욱 집요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고 있는 삼성전자와 휴대폰 시장에서 지금까지 경쟁력을 유지해온 LG전자, 팬택 등을 상대로 한 특허 공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인터디지털, 인텔렉추얼벤처스 등 특허 괴물들은 국내 기업으로부터 1조원이 넘는 로열티를 챙긴 바 있다.

◇LTE 시장 노리는 특허 괴물들

실제 특허 괴물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에 신고된 LTE 표준특허 5323건 가운데 미국 인터디지털이 780건(14.7%)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디지털은 이뿐만 아니라 거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 한국·대만·일본·중국 등 아시아 각 나라별로도 다량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 관계자는 "인터디지털이 기존의 대형 시장인 미국은 물론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들이 출원한 LTE 관련 특허 등록 여부가 결정되기 시작하는 올 연말 이후로는 LTE 관련 분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TE시대 특허 대량 보유업체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업체 ZTE · 화웨이 전시장

최근 들어선 중국 업체들까지 특허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 신고 건수 가운데 이동통신업체 ZTE가 320건(6.0%), 화웨이가 304건(5.7%), CATT가 279건(5.2%)을 차지하면서 LTE 특허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4세대 이동통신 기술(TD-LTE)이 유럽의 LTE 관련 통신 표준에 포함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위상도 덩달아 올라간 것이다. 특히 화웨이가 올 1분기에 대만 HTC 같은 기존의 스마트폰 시장 강자를 제치고 5위에 오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중국에서 이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국내 업체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에 특허료를 요구하거나 소송을 통해 국내 업체들의 중국 내 경쟁력을 무력화하는 시도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특허 괴물에 시달렸던 국내 업체들도 그 사이 다량의 특허를 확보하긴 했다. 삼성전자가 679건(12.7%·2위), LG전자가 385건(7.2%·4위)을 출원했다. 두 회사는 "그동안 특허 괴물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숨겨둔 ‘무기’ 또 나오나

전문가들은 그러나 특허 괴물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분석한다. 상용화하지 않은 기술들을 무차별적으로 사모아 시장의 대표 기업들을 괴롭히는 특허 괴물들의 특성상 언제 어떤 식으로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 이전에도 특허 괴물들은 이동통신은 물론 통신 외적인 부분까지 파고들어 공략했다. 가령 스마트폰에 들어가 있는 동영상 재생 기능에 대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관련 특허를 모조리 뒤져 찾아내 연결지은 뒤 전자업체들로부터 배상액을 받아냈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업체 간 특허 공유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표준 특허의 경우 배상 사례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사전에 잘 드러나지 않는 비표준 특허의 경우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보상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만큼 적극적인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특허 괴물(patent troll)
‘특허’를 뜻하는 페이턴트(patent)와 ‘괴물’을 뜻하는 트롤(troll)의 합성어. 전자업종에서 특허를 미리 확보한 뒤 시장이 커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른 업체가 제품을 만들어 돈을 벌면 이 업체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막대한 배상금을 받아내는 전문 소송업체를 뜻한다. 가령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히트시키면 이 스마트폰의 어떤 기능은 자신들이 확보하고 있는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특허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지는 않는 방식으로 위험을 최소화한다. 인터디지털·인텔렉추얼벤처스·NTP·포젠트 네트웍스·텍서치 등 전 세계적으로 200여개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유럽·미국의 쇠락한 전자업체들이나 중소기업으로부터 특허를 사들인 뒤 전자 시장의 신흥 강국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한국 등 아시아 업체들을 주로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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