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車 전문가가 말하는 사고車 구분법…"볼트·용접 살펴봐야"

조선비즈
  • 박성우 기자
    입력 2012.04.01 12:05 | 수정 2012.04.01 19:28

    “저기 볼트에 페인트 벗겨진 것 보이시죠! 이건 사고 차입니다.”

    차량평가사인 최성우씨(30)가 손가락만 한 플래시 불빛으로 차량 도어 안쪽을 비추며 말했다. 차를 팔러 온 사람이 “어떻게 알았냐”며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판매자는 사고가 나서 측면 펜더를 교환한 적이 있다고 실토했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볼트 하나가 ‘무사고 차량’으로 보이는 멀쩡한 차량이 사실은 사고차였다는 것을 밝혀주는 순간이다.
    29일 진단을 받기 위해 SK엔카 영등포직영센터에 입고된 2008년 식 그랜저 차량의 모습 /박성우 기자.

    29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SK엔카 직영센터를 찾았다. 2001년에 문을 연 이곳은 3층 규모의 높이 건물 전체가 전시장으로 한 달에 500대가량의 중고차가 새 주인을 찾는다. 중고차의 입·출고가 많은 만큼 이곳 차량 평가사들은 차량매입 후 서류, 내·외관, 엔진, 사고·침수 등을 총 14단계로 나눠 105곳을 진단해 이상유무를 파악한다.

    최 평가사는 “이곳에 들어오는 모든 차량은 입고 즉시 차량점검을 통해 어떤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를 검사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서 “딜러 역시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하자가 있는 차량을 매입할 경우 판매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진단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 알기 힘든 사고차, "볼트·용접부위만 보면 확인할 수 있어"

    마침 이날에는 검은색 그랜저 TG 2008년식이 매입돼 차량진단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차량 엔진룸 양쪽에 달려 있는 육각볼트(왼쪽)와 차량 도어 안쪽 이음색 부분에 박혀있는 육각볼트(오른쪽)의 모습 /박성우 기자
    최 평가사는 “사고차인 줄 모르고 중고차를 구입할 경우 당장 구입자가 타다가 고장이 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는데다 다시 되팔 때에도 샀던 가격보다 훨씬 떨어질 수 있다”며 “중고차 중개할 때는 사고유무 파악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차량의 펜더를 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고가 차량 앞쪽과 옆쪽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펜더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펜더의 이상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닛을 열고 엔진룸 양쪽 모서리와 차량의 앞문과 본체의 이음새 부분의 육각볼트 보면 된다. 만약 볼트에 도장이 벗겨져 있거나 다른 볼트가 끼어 있다면 90% 이상 사고로 펜더를 교정하거나 교체한 흔적이다.
    차량 유리창에는 유리연식이 적혀 있음. 사진 속 유리 아랫쪽에 '7'이라는 숫자가 선명함. 이는 2007년식을 의미함 /박성우 기자

    최 평가사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구매 시 볼트의 이상 여부만 잘 살펴봐도 사고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전문가도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수리가 교묘해져 여러 가지 다른 방법과 함께 차량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량 옆면 부 사고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유리창을 보면 된다. 유리창 한쪽 구석에는 유리의 년식이 적힌 표시가 돼 있다. 만약 유리연식이 2010년식인데 차량연식이 2008년이라면 이는 유리창을 교체한 것이다.

    철판의 이음분에 흉터처럼 남아 있는 점용접의 흔적.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시 로봇팔이 용접하기 때문에 동그란 무늬가 일정한 간격으로 나있는 것이 특징. /박성우 기자

    차량의 후면부는 주유구를 열면 사고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주유구를 열었을 때 안쪽 바닥 부분에 두 개의 점용접(전류 및 압력을 집중시켜 용접하는 방법으로 동전모양의 흉터가 남음) 자국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만약 점용접 자국이 없거나 그라인더(공작물의 면을 깎는 기계)로 갈아낸 흔적이 있다면, 이는 사고로 리어펜더를 교체했다는 뜻이다.

    ◆ 엔진·변속기 성능은 휘발유 냄새로 감별

    차량의 사고여부 확인이 끝났다면 이제는 엔진·변속기 등 성능을 확인하면 된다. 엔진이나 변속기 마모 등은 육안으로 살펴볼 수 없어 중고차 구입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다.

    실제 SK엔카 직영몰 홈페이지에 몰라오는 제품에 대한 진단 표. 문제가 있거나 교환의 흔적이 있다면 그림에 표시된다. /SK엔카 캡처

    우선 차량의 머플러 부분에서 휘발유 냄새가 심하다면 엔진마모를 의심해봐야 한다. 노후나 이상으로 엔진에 문제가 발생하면 연료가 불완전 연소해 휘발유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자동차에서 엔진과 함께 중요한 것이 변속기다. 변속기 마모 여부는 간단한 테스트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우선 사이드 브레이크 채우고 브레이크를 밟은 다음 변속기를 ‘P(파킹)’에 놓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된다.

    차량 A필러에 일정한 간격으로 점용접 자국이 선명하게 마 있다. /박성우 기자
    만약 rpm(분당엔진회전수) 2000~2500rpm으로 유지된다면 이상 없는 차량이지만 2500~3000rpm을 넘어선다면 변속기 마모로 인해 슬립(변속이 되지 않는 것)이 일어나는 것이다. 또 반대로 1000rpm 아래로 떨어질 경우 이는 엔진문제로 출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 된다.

    이 밖에도 엔진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거나 시승 후 엔진오일이 새는 곳이 발견될 경우 엔진에 이상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구입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차량 아랫쪽에 오일이나 기름이 새는 곳이 없는 지도 확인해야 한다. /박성우 기자
    최 평가사는 “볼트나 냄새 등에 신경쓴다면 누구나 쉽게 사고차나 문제차를 찾아낼 수 있다”면서 “하지만 먼저 중고차를 구입할 때는 소규모 업체보다는 보증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업체에서 구입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량을 좋은 값에 팔기 위한 차량관리 비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차계부 작성 ▲정비내역서 보관 ▲차량 외관관리(왁스칠 등) ▲연식대비 적정 주행거리 ▲1인 소유 ▲비흡연 ▲지나친 튜닝금지 등을 차를 잘 팔기 위한 7가지 노하우로 꼽았다.
    중고차 판매표. 판매방법에 따라 장단점이 있어, 자신의 차량 상태나 연식 그리고 받고 싶은 가격, 시간적 여유 등을 고려해 적절한 판매법을 찾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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