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정유사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난해엔 고유가 속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 높은 기름값에 시달리는 운전자와 서민들로부터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들이 사회 공헌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마다 다양한 형태의 나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작년 12월 임직원들과 서울 부암동 일대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저소득층의 자립과 자활을 위해 시민단체, 보건복지부, 노동부와 함께 제조업 기반 사회적 기업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물고기를 직접 잡아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지원은 새터민, 저소득층을 비롯한 소외 이웃들에게 자립 기반을 제공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회사는 2008년 통일부와 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과 협력해 박스 제조 기업인 메자닌아이팩 설립을 지원한 데 이어 친환경 블라인드 제조업체인 메자닌 에코원을 세우는 데도 힘을 보탰다. 2009년 6월엔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핸드백과 지갑 등 패션·잡화류를 생산하는 '고마운 손' 설립을 위해 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최근에도 경영 자문, 판매 지원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고마운 손은 설립 초기 중견 업체로부터 지원받은 기술을 기반으로 이젠 MCM 등 유수의 패션업체에서 제품을 수주할 만큼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SK이노베이션이 기획부터 설립과 운영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주관해 화초류·관목류 판매와 조경관리를 진행하는 행복한 농원을 설립했다. 회사가 초기 설립 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관계사인 SK임업이 조림과 조경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설립식에서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현실 속에서 행복한 농원이 지역 시민과 지방자치단체, 기업 구성원들 모두에게 행복한 사회적 기업의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1월 초부터 12월 중순까지 김치 8만여 포기를 담가 독거 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이웃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도 해마다 열고 있다.

'사랑의 연탄 나눔' 활동을 통해선 매년 연탄 100만장을 4000여 가구에 전달하고 있다. 구 사장은 작년 12월 초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일대에서 임직원 70여명과 함께 기초생활수급권자, 장애인 가구 등에 연탄을 직접 배달하기도 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7일 태화루 건립 비용 100억원을 기부하기로 울산시와 MOU를 체결했다.

◇에쓰오일, 지역사회·이웃과 조화 중시

에쓰오일은 지난 8일 울산시청에서 태화루 복원에 소요되는 공사비 전액을 기탁하는 행사를 가졌다. 조선시대 밀양의 '영남루', 진주의 '촉석루'와 함께 '영남 삼루'라 불렸던 태화루 건립에 들어가는 100억원을 에쓰오일이 맡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착공해 2014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에 회사가 3년간 분할 기부하는 조건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사장은 "지역사회에서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태화루 복원사업과 같이 지역사회, 이웃과 조화를 중시하는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7년부터 울산복지재단을 통해 지역의 복지시설과 단체에 해마다 7억5000만원을 후원하고 있으며, 12억원을 들여 울산박물관에 영상관을 설치했다. 에쓰오일 복지재단에선 2001년부터 공장 인근의 온산읍 농가에서 생산된 무공해 쌀 전량을 현금으로 수매해 농민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특산품인 울주배 사주기 운동도 2004년부터 8년째 이어오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본사 사옥 강당에선 매달 2차례 주민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도 열고 있다. 결식아동 돕기를 위한 '주먹밥 나눔 콘서트'를 통해선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다.

이 밖에 2006년부터 펼치고 있는 소방영웅 지킴이 캠페인을 통해선 순직소방관 가족에게 위로금과 자녀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웃을 도우려다 숨지거나 다친 의인들을 발굴해 시상하는 '올해의 시민영웅 시상식'도 2008년부터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