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10일 오전 9시부터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 약 3만가구가 TV 사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통신망 사용료를 둘러싼 양 사의 갈등 때문에 애꿎은 시청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스마트TV는 일반적인 방송수신 기능 외에 인터넷에 접속해 영화감상·정보검색·응용프로그램 등을 쓸 수 있는 전자제품이다.
KT는 "삼성 스마트TV가 대용량 동영상 데이터를 사용하는 바람에 인터넷 통신망 속도가 느려지거나 불통될 우려가 있다"며 접속을 차단했다. KT는 삼성전자가 통신망 이용료 협상에 응할 때까지 접속 차단 조치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삼성 스마트TV를 KT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하는 집에서는 이날부터 TV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기능을 실행하면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했다"는 안내 메시지만 나온다. 스마트TV를 살 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셈이다. 단, TV 방송 시청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날 법원에 KT의 인터넷 접속 차단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신망을 가진 회사가 특정 콘텐츠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통신망 중립 원칙에 어긋난다"며 "KT에 인터넷 요금을 내는 고객이 PC로 인터넷을 쓰든, TV를 쓰든 그건 고객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KT와 삼성전자는 이날 비공개 접촉을 했지만, 협상 방식을 놓고 의견이 맞서 진통을 거듭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피해 상황을 조사해 가능한 한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TV를 둘러싼 통신사와 TV제조사 간 갈등은 1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방통위가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입력 2012.02.11.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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