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흰국물 라면에 도전장..떨떠름한 라면업체

조선비즈
  • 김명지 기자
    입력 2012.02.07 14:11

    이마트가 출시한 PB브랜드 흰국물라면(좌)와 삼양식품의 나가사끼짬뽕

    꼬꼬면, 나가사끼짬뽕 등 하얀국물 라면 전쟁에 이마트(139480)등 대형할인점이 가세한다. 팔도와 삼양식품(003230)이 주도했던 흰 국물 라면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셈이다. 그러나 라면업계는 그동안 애써 일궈온 ‘하얀국물’ 라면 카테고리에 대형유통업체가 무임승차하는 형국이라고 비난했다.

    7일 이마트는 오뚜기와 함께 만든 하얀국물라면 자체브랜드(PB)상품인 ‘속까지 시원한 이(e)라면’을 9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PB상품에 하얀국물 라면을 추가할 것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가 이번에 내놓는 하얀국물 라면인 ‘이라면’은 오뚜기와 공동 개발한 제품. 가쓰오, 홍합, 오징어를 우려낸 육수와 청양고추의 칼칼한 맛을 내세웠다. 해물맛은 나가사끼짬뽕과, 청양고추맛은 꼬꼬면과 겹친다. 또 오뚜기의 하얀국물라면인 기스면과 맛이 유사하다는 평도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마트에서 먼저 의견을 제시한 데 따라 해물맛이 풍부한 흰국물 라면 제품을 생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이라면’ 출시 소식이 전해지면서 팔도,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관계자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농심을 제치고 어렵사리 하얀국물 카테고리를 시장에 정착시켰는데, 대형유통업체가 해당 시장에 무임승차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마트가 출시한 ‘이라면’의 제품 포장이 삼양식품의 나가사끼짬뽕과 유사한 것도 논란거리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관련 제품의 겉포장을 놓고 논란이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형할인점들이 자사의 유통망을 활용해 제조업체 브랜드(NB)상품을 압박할 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실제 이마트의 '이라면'은 개당 736원, 기존의 하얀국물라면(개당800원)보다 7%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삼양식품의 한 관계자는 “할인마트 PB상품으로 확대되면, 라면 제조업체의 경쟁 구도가 유통업계 중심으로 재편될 수도 있다”면서 “2000년대 초중반 농심의 빨간국물 라면시장에 큰 영향을 준 것도 대형마트의 PB상품”이라고 지적했다.

    7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손님이 라면진열대에 전시된 이마트 흰국물라면 PB상품인 '라면이(e)라면'이 고르고 있다.

    실제 보광훼미리마트가 2004년 삼양식품과 손잡고 출시한 PB상품인 500면컵은 출시 한 달만에 농심 컵신라면의 판매량을 앞지르기도 했다. 2010년 롯데마트가 만든 PB라면인 ‘롯데라면’이 출시 보름만에 업계 2위인 삼양라면을 제치고 매출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이라면’ 역시 출시를 앞두고 이마트 전점에서 대대적인 프로모션 작업에 들어갔다.

    이마트 외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흰국물라면 PB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흰국물 라면생산능력을 갖춘 제조사인 팔도(꼬꼬면)와 삼양식품(나가사끼짬뽕)이 자사의 흰국물 라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하얀국물 라면을 PB상품으로 출시하는 것을 일단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어느 제조업체와 손을 잡고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말을 흐렸다. 홈플러스의 기존 PB라면을 제조하는 업체는 꼬꼬면을 생산하는 팔도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금은 나가사끼짬뽕의 인기를 지속하고,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 PB상품 제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유통업체의 요청이 있더라도 흰국물 라면을 업체에 공급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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