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계 음향기기 전문업체 젠하이저는 최근 서울 청담동에서 '사운드 오브 라이프'라는 행사를 열었다. 도시인이 하루 동안 만나는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음향 기기를 주제로 꾸민 행사였다. 아침에 일어나 조깅할 때는 스포츠형 이어폰을, 업무 중에는 스마트폰에 연결한 마이크 이어폰이 어울린다는 식이다. 1만~2만원대의 저렴한 이어폰부터 100만원이 넘는 최고급 헤드폰까지 다양한 음향기기가 전시됐다.
행사 참석차 방한한 젠하이저의 응치순 아시아 총괄 사장은 "우리가 음향 체험을 위한 전시회를 연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섬세하고 기술에 대한 이해 수준이 무척 높다"며 "한국 시장의 높은 수준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고품질 제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했다.
젠하이저는 1945년 설립됐다. 마이크 제조부터 시작해 50년 넘게 등 음향기기만 만들어왔다. 헤드폰 바깥의 잡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 등 특허도 많이 갖고 있다. 외국에서는 비욘세·리한나 등 유명 가수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시장에서 젠하이저의 판매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응 사장은 "소리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은 우리 제품을 선호하지만 일반인들은 젠하이저를 잘 몰랐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시장에 많이 알려졌다"고 했다.
젠하이저는 지난 2009년부터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대형 버스 전체를 젠하이저 광고로 도배하고 서울 명동·강남 등 사람들이 많은 곳을 누볐다. 올 초에는 스키장에서 헤드폰을 체험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응 사장은 젠하이저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2000만대 넘게 팔린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은 2000만명이 항상 음악 재생기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소리가 좋은 이어폰·헤드폰에 대한 수요도 많을 수밖에 없죠."
응 사장은 "최고의 소리를 내세워 한국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이 특출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도 음향 기기의 본질은 소리"라며 "디자인도 강화하겠지만 소리를 희생해가며 모양을 예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