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김택진 엔씨 대표 "프로그래머만 근무하는 회사 만들 것"

  • 우고운 기자

  • 입력 : 2011.11.25 19:43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나가면서 해외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외국에 가는 시간보다 컴퓨터 나라에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우리 누구나 컴퓨터 언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대표##는 25일 서울 신도림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디브온(DevOn) 2011’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 개발자의 중요성과 우리 시대에 개발자가 해야 할 일 등에 대해 밝혔다. 이날 ‘개발자의 미래’란 주제로 열린 대담에는 김 대표 이 외에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공동 창업자와 허진호 크레이지퓌시대표가 함께 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를 프로그래머만 근무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이미 회사에 선언한 상태”라면서 “모든 회사 업무는 컴퓨터 언어, API(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 등으로 하되, 표준 언어는 자바 스크립트로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컴퓨터 나라에서 언어를 하나도 모른다면 어떻게 되느냐”며 “또 현재 언어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없는데 우리 아이들이 언어 디자인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담에 참여한 이재웅 창업자와 허진호 대표도 개발자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그들은 특히 개발 그 자체를 재미있게 생각하고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데 초점을 둬야지 개발로 큰 돈을 벌겠다는 소위 ‘대박’의 꿈을 꾸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는 “‘중박’, ‘대박’ 자체가 왜 우리의 질문이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소위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는 개발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실현하고 싶다고 생각해야지, ‘대박’이 삶의 행복이고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엔지니어는 주어진 이론과 자원을 가지고 무언가를 뚝딱뚝딱 만들 수 있는 사람인데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더 적은 자원으로도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면서 “개발을 통해 사용자와 교감을 나누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고 재미”라며 ‘대박’만을 좇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엔지니어라는 게 굉장히 행복하다”면서 “여러분(개발자)들의 사고, 훈령 방식 등 장점을 잘 살리면 세상이 밑에서부터 개혁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 대표도 “모든 사람이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와 같은 사람이 되기보다 페이스북에서 실제 주요 서비스를 개발하는 브렛 테일러 CTO(최고기술책임자) 같은 사람들이 한국에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의 시대는 과거 2차원, 3차원과 달리 ‘영(0)’차원으로 가고 있다”면서 “0,1로 이루어진 영차원 세상을 만드는 게 바로 개발자”라고 말했다. 그는 “10~20년이 지나, 우리 후손들이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선조가 어떻게 이런 디지털 세상을 만들려고 했을까 생각한다면 지금 우리 개발자들의 역할, 사명이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과거 10년 전처럼 지금 개발자들에게 다시 기회가 오고 있고 앞으로도 현재의 NHN, 다음, 엔씨소프트 등과 같은 기업들이 또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 대표는 “스마트폰 시대가 찾아오면서 앞으로 2년까지 더 기회가 있을 거라고 본다”면서 “다음, 네이버 등이 나타나고 그들의 시대가 정착된 게 지난 2000년쯤이니, 지금 스마트폰 시대도 길어도 내후년까지 계속되고 이 시기가 앞으로의 10년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도 “10년 전에 빨리 창업을 하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지금 스마트폰 이용 인구가 급증하는 걸 보니 현재가 더 기회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지적능력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얼마나 행동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면서 “이 스마트폰 시대에 진행되고 있는 오픈소스들을 받아보고 코드를 직접 심어보고, 세상에 펼쳐져 있는 소스 중에서 내가 또 다른 상상을 해보는 것들이 이 시대를 더 진전시킨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 또한 최근 2주간 내가 다녔던 길을 모두 기록하는 라이프로그 코딩을 위해 두문분출 해왔다”면서 “아이폰에서 밧데리가 닳지 않으면서도 끊기지 않고 코딩이 계속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방법을 찾았다”며 근황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이날 특히 “최근에 치매가 많아졌다고 하는데 이것은 뇌보다 몸이 더 오래 사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라면서 “게임이 인류의 뇌를 재미있게 해주는 디지털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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