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ㆍ캐피탈

카드사, 결제 대행업체에 수수료 인하 압박

  • 이신영 기자

  • 입력 : 2011.11.07 03:10

    "건당 수수료 130~170원, 소액결제 땐 카드사가 손실"
    "5원 내리면 우리는 죽는다" 결제대행업체선 난색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카드사만 피해를 볼 수 없잖습니까? 이번엔 그쪽 수수료도 좀 내려주세요."

    "마케팅 비용이나 줄여보시고 말씀하세요. 더 내리면 저희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어요."

    지난 1일 서울의 A카드사에서 카드사 직원과 카드 결제 대행업체(VAN) 직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카드사는 "결제수수료를 건당 5원만 내려달라"고 요구한 반면 VAN사 측은 "5원 내리면 우리는 죽는다"고 맞섰다.

    VAN사는 전국의 카드 가맹점과 계약을 맺고 카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외주업체다. VAN사 직원들이 카드 가맹점의 매출 전표와 영수증 등을 수거해 카드사에 갖다주면 카드사에서 가맹점에 돈을 지급한다.

    VAN사는 카드 결제시스템 운영과 사후 서비스의 대가로 결제 한건당 130~170원의 비용을 카드사들로부터 받고 있다.

    최근 영세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에 한해 카드 수수료를 내리면서, VAN사에도 고통분담을 요구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한 VAN사 관계자는 "카드사 9곳 중 5곳에서 비용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VAN사도 "카드사와 1주일에 2~3차례씩 수수료 문제로 티격태격한다"며 "연 수조원대 이익을 내는 카드사가 100억대 매출을 내는 회사를 상대로 해도 너무한다"고 불평했다.

    카드사, 결제 대행업체에 수수료 인하 압박
    회사 간 이해조정이 어려운 이유는 카드 결제금액과 상관없이 정액의 요금을 받는 결제 수수료의 특징에 있다. 거액 결제의 경우 카드사가 VAN사에 주는 수수료가 별 부담이 안 되지만, 소액 결제는 다르다.

    예를 들어 카드수수료율이 2%라면, 소비자가 100만원을 결제할 때 카드사에 2만원의 수수료 수입이 생겨 VAN사에 130~170원을 주는 것이 별 부담이 안 된다. 반면 소비자가 5000원을 결제할 경우 카드사에 돌아오는 수수료는 100원에 불과해, VAN사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이 수수료 수입보다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카드사들은 VAN사들이 이런 구조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음식점처럼 소액결제가 많은 가맹점을 대상으로 집중 영업을 해왔다고 주장한다. A카드사 관계자는 "한 VAN사는 계약을 맺은 전체 가맹점의 50%가 중소형 식당"이라면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게 분명한데 수수료 수준은 10년 전과 똑같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1만원 이하 신용카드 결제 건수는 2억258만건으로 전체 결제건수(5억6274만건)의 30.6%나 차지, 2008년의 1%대에 비해 소액결제 시장이 급성장한 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일부 카드사는 가맹점 매출이 많으면 결제 수수료도 깎아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VAN사들은 가맹점 수수료가 매출의 95%를 차지하고 인건비와 가맹점 관리비용으로 쓰면 남는 게 없다면서 수수료 인하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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