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근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를 수사하면서 12개 증권사 대표를 기소한 가운데, 여전히 스캘퍼(초단타매매자)에 대한 특혜서비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대형 증권사 대표가 기소되고 금융당국이 전용선 제공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틈을 타 스캘퍼 유치에 나서고 있다.

7일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실과 금융감독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증권은 스캘퍼에게 500만원짜리 서버만 사오면 그 서버를 증권사에 넣어주고 전용회선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런 서비스를 하면서 원장(元帳, 거래를 기록ㆍ계산하는 장부)을 체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용선을 통해 원장을 체크하지 않고 바로 증권사 시스템에 접속하면 빠른 주문과 매매가 가능하다. 이럴 경우 스캘퍼들은 일반투자자와의 '투자 속도전'에서 이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이트레이드증권##은 ELW 전용선 제공을 위한 시스템을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캘퍼들이 가지고 온 서버를 증권사 시스템에 연결해주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우 이번에 검찰에 대표가 기소됐지만 다시 스캘퍼를 위한 시스템 개발을 하고 있었다.

스캘퍼로 가장한 취재진이 2억원 정도의 약정액을 매일 100회 정도 매매하고 있는데, 거래 증권사를 바꾸고 싶다고 해당 증권사에 문의해 봤다. 토러스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용)서버 주문이 나갈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가원장 처리를 하기 때문에 (원장을 체크하지 않아)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 관계자도 "좀 기다리면 (전용)서버를 붙여주겠다"고 말했다.

이들 증권사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ELW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올 3월까지 ELW 시장점유율(거래대금) 상위 20위에도 들지 못했지만 9월 5위로 올라섰다. 이트레이드증권 역시 ELW 시장점유율이 당초 13위에서 최근 7~8위를 기록했다.

스캘퍼에 대한 전용선 서비스가 불법인지에 대해선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여전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결이 나와야 ELW 전용선 제공이 불법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권사가 전용선 제공 등 ELW 스캘퍼에게 과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보고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대해 정성근 이트레이드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는 "ELW 영업 직원이 잘 모르고 답한 것으로 현재 스캘퍼에 전용선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