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은 대단히 여성스럽고, 섬세합니다. 자신을 가꾸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지요. 한국 여성의 이런 특성이 우리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명품 속옷 브랜드 ‘라 펄라(La Perla)’의 안드레아 보나르디(Bonardi) 아시아태평양지부 이사는 “현재 우리 브랜드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아시아 국가는 한국”이라고 말했다.
라 펄라는 195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탄생한 이탈리아의 고급 언더웨어 브랜드. 남녀 언더웨어 뿐 아니라 선글라스·향수 등도 생산한다. 영화 ‘007 시리즈’의 역대 본드걸들이 라 펄라 비키니를 자주 입고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라 펄라는 지난해 연말 신세계 백화점과 계약을 맺고, 다음달 신세계 명동·강남 지점에 각각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한국에선 최초, 아시아에선 싱가포르·도쿄·베이징·자카르타 등에 이어 24·25번째 매장이다.
보나르디 이사는 “우리는 아시아 시장을 ‘얼마나 성숙한 시장인가’ ‘소비자들이 얼마나 섬세한가’ 두 가지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큰 시장이고 소비 주체인 여성들은 대단히 섬세하지만 이미 시장 성장세가 정점(頂點)에 달해서 우리가 그곳에서 더 이상 성장할 여지가 별로 없어요. 중국은 규모 면에선 가장 크지만,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가 많지요. 반면 한국·타이완은 매장 기반시설도 좋고, 앞으로 15~20년 이상 계속 성장세를 거듭할 전망 좋은 시장입니다.”
그는 “라 펄라는 단순히 속옷만을 파는 게 아닙니다”라며,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많은 여성들이 제게 ‘라 펄라를 입으면 자신감이 넘쳐요. 제가 아름답고 유혹적인 여자가 된 것처럼 느껴져요’라고 합니다. 우리는 여성들에게 꿈과 환상, 자기 확신, 섹시함을 주고 있는 거지요.”
아시아에서 사업을 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어려움은 ‘문화적 차이’였다. 그는 “우리는 늘 라 펄라를 패션 매장에 입점시켜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유럽이나 미국 백화점은 흔쾌히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만, 아시아권에선 ‘라 펄라는 ‘란제리’니까, 반드시 속옷 매장에 있어야만 해요’라고 고집하는 경우가 있지요”라며 웃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예쁜 속옷은 예쁜 옷을 입고 예쁜 가방을 들 때처럼 자신감을 주지요. 패션의 완성은 속옷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