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은 대단히 여성스럽고, 섬세합니다. 자신을 가꾸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지요. 한국 여성의 이런 특성이 우리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명품 속옷 브랜드 ‘라 펄라(La Perla)’의 안드레아 보나르디(Bonardi) 아시아태평양지부 이사는 “현재 우리 브랜드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아시아 국가는 한국”이라고 말했다.

라 펄라는 195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탄생한 이탈리아의 고급 언더웨어 브랜드. 남녀 언더웨어 뿐 아니라 선글라스·향수 등도 생산한다. 영화 ‘007 시리즈’의 역대 본드걸들이 라 펄라 비키니를 자주 입고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라 펄라는 지난해 연말 신세계 백화점과 계약을 맺고, 다음달 신세계 명동·강남 지점에 각각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한국에선 최초, 아시아에선 싱가포르·도쿄·베이징·자카르타 등에 이어 24·25번째 매장이다.

6월 9일 오후 서울 남산의 한 호텔에서 여성속옷 브랜드 라펠라社의 안드레아 회장이 한국시장에 대해 말하고 있다.

보나르디 이사는 “우리는 아시아 시장을 ‘얼마나 성숙한 시장인가’ ‘소비자들이 얼마나 섬세한가’ 두 가지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큰 시장이고 소비 주체인 여성들은 대단히 섬세하지만 이미 시장 성장세가 정점(頂點)에 달해서 우리가 그곳에서 더 이상 성장할 여지가 별로 없어요. 중국은 규모 면에선 가장 크지만,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가 많지요. 반면 한국·타이완은 매장 기반시설도 좋고, 앞으로 15~20년 이상 계속 성장세를 거듭할 전망 좋은 시장입니다.”

그는 “라 펄라는 단순히 속옷만을 파는 게 아닙니다”라며,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많은 여성들이 제게 ‘라 펄라를 입으면 자신감이 넘쳐요. 제가 아름답고 유혹적인 여자가 된 것처럼 느껴져요’라고 합니다. 우리는 여성들에게 꿈과 환상, 자기 확신, 섹시함을 주고 있는 거지요.”

아시아에서 사업을 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어려움은 ‘문화적 차이’였다. 그는 “우리는 늘 라 펄라를 패션 매장에 입점시켜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유럽이나 미국 백화점은 흔쾌히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만, 아시아권에선 ‘라 펄라는 ‘란제리’니까, 반드시 속옷 매장에 있어야만 해요’라고 고집하는 경우가 있지요”라며 웃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예쁜 속옷은 예쁜 옷을 입고 예쁜 가방을 들 때처럼 자신감을 주지요. 패션의 완성은 속옷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