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36시간 미만 취업자만 잔뜩 늘어난 까닭은?

조선일보
  • 박유연 기자
    입력 2011.09.23 03:18

    수치로 나타나는 고용 호조가 놀랍습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8월 기준 취업자 수는 2449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49만명이나 증가했습니다. 1년 전보다 일자리가 49만 개 늘었다는 뜻인데요. 이는 2004년 9월 이후 7년 만의 최대 증가세입니다.

    그런데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이 있습니다. 취업자는 일주일에 몇 시간 일하느냐에 따라 36시간 이상 취업자와 36시간 미만 취업자 등으로 분류되는데요. 일반 직장인이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하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근무해야 실질적인 취업자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36시간 미만 및 이상 취업자 수는 고용의 질을 살피는 데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그런데 지난 8월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15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61만 명이나 증가했고,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76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오히려 220만7000명이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단순히 수치만 보면 7년 만의 최대폭 일자리 증가가 허울이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일자리는 줄었고 나쁜 일자리만 늘었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이는 오해라고 합니다.

    통계청은 현재 고용 통계를 내면서 표본에 속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해 매달 '15일'이 끼어 있는 일주일간 몇 시간이나 일을 했는지 조사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응답자가 몇 시간을 일했다고 응답하면 그대로 기입하는 식이죠.

    그런데 8월은 이 15일이 광복절로 휴무일입니다. 그래서 올해 8월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15일이 끼어 있던 셋째 주에 4일만 일을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 40시간을 근무하던 정상 취업자들도 이 주에는 32시간만 근무해 36시간 미만 근무자에 포함됩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8월 15일이 일요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해당 주에 정상 근무를 했죠. 결국 작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통계에는 숨은 비밀이 많습니다. 경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통계를 신중히 활용해야 하는 것은 이런 점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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