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Issue] 로봇이 골조 만든 건물 첫 등장… 공기(工期) 30% 작업량 20% 줄어

조선일보
  • 이영완 기자
    입력 2011.09.20 03:49

    고려대 7층 높이 로봇융합관

    최근 서울 안암동 고려대 공대엔 두산건설이 시공한 7층짜리 로봇융합관 건물<사진>이 들어섰다. 여느 대학 건물과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국내 최초'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바로 처음으로 로봇이 철골 구조 공사를 전담한 것. 박귀태 고층건물 시공자동화 연구단장(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은 "로봇 덕분에 공기(工期)와 작업량이 각각 30%, 20% 줄었으며, 생산성은 25% 향상했다"고 말했다.

    연구단은 두산건설 등 16개 기관과 2006년부터 5년간 정부 155억원, 민간 투자 65억원 등 220억원을 들여 '로봇을 이용한 고층 건물 구조체의 시공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능형 타워 크레인과 볼트 연결 로봇, 그리고 볼트 로봇이 오가는 길이 되는 외부 구조물인 건설 공장(CF·Construction Factory) 세 가지가 핵심이다.

    연구단 소속 연세대 이강 교수(건축공학과)가 개발을 이끈 지능형 타워크레인은 GPS(위성항법시스템)와 컴퓨터를 이용해 자재를 다른 물체와 충돌하지 않고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찾는다. 크레인은 전자태그(RFID)로 연결될 다른 자재를 찾은 다음, 레이저를 이용해 밀리미터(㎜) 정확도로 거리를 측정해 끼운다.

    다음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맡은 볼트 로봇의 차례. 숙련 작업자가 철골 자재 1개를 평균 285초에 연결하는 데 비해, 로봇은 240초로 작업시간을 15% 줄였다고 연구단은 밝혔다. 초창기엔 지그재그식 철재 구조물을 접었다 펴면서 로봇이 상하로 이동했지만, 최근엔 철강 와이어를 감았다 펴는 방식으로 바꿔 무게를 크게 줄었다.

    고려대 로봇융합관 건물 신축 과정에서 철골 구조 공사를 전담한 로봇. 사람보다 작업속도가 15% 빠르다. /고려대 제공
    마지막 핵심 기술인 건설 공장은 CS구조엔지니어링이 개발했다. 일본은 지진이 자주 일어나 건물을 지을 때도 한 층 한 층 쌓는 방식을 쓴다. 그래서 건설 공장도 건축물의 네 귀퉁이에 세운 기둥에 연결한 다음, 한층씩 건물이 올라갈 때마다 유압으로 위로 올린다.

    이에 비해 국내에선 고층 빌딩을 세울 때 엘리베이터가 오가는 건물의 가장 안쪽 코어를 먼저 세운다. 여기에 건설 공장을 연결시키고 사람이 나무를 타고 오르듯 건물이 올라갈 때마다 유압으로 밀어올렸다. 하중을 상당 부분 코어에 분산시킨 덕분에 유압이 감당해야 할 무게가 일본의 5분의 1인 300t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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