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태블릿·스마트폰 운영체제 통일… 애플·MS·구글 'OS(운영체제) 삼국지'

조선일보
  • 이인묵 기자
    입력 2011.09.16 03:10

    ['윈도8'로 모바일 정복 나선 MS] "저무는 PC 시대… 변신 필요" 전력 소모·부팅 시간 줄이고 화면 멀티터치 방식 지원… 태블릿 PC서도 돌아가도록
    애플·구글도 OS 통합 박차… 국산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外 선택권 넓어져

    지난 13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운영체제(OS)의 최신판인 '윈도 8'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IT 거인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MS는 일반 PC뿐만 아니라 태블릿PC·스마트폰에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윈도 8'을 통합형 OS로 만들었다. 구글 역시 스마트폰용과 태블릿PC용으로 나뉘어 있는 '안드로이드' OS를 차기 버전부터 하나로 합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PC 운영체제인 '크롬'과도 통합할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 6월부터 발표한 맥 PC용 운영체제 'OS X 라이언'에 스마트폰용 '아이폰 OS'의 기능을 일부 채용했다.

    이처럼 IT기기별로 갈라져 있던 OS가 하나로 통합되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PC와 모바일 시장의 구분이 없어지고 각 회사가 생존을 위해 무한 경쟁을 펼치게 된 것이다.

    윈도 8 대변신…속도는 빠르게, 전력 소모는 적게

    새로 선보인 '윈도 8'은 가벼워졌다. MS 자료에 따르면 '윈도 8'은 중앙처리장치(CPU)와 주기억장치(RAM) 등을 기존 '윈도 7'의 절반밖에 쓰지 않는다. 윈도 7은 지나치게 성능이 높은 PC에서만 돌아가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비싼 PC에서만 쓸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윈도 8은 출시된 지 3년 이상 된 구형 PC에서도 무리 없이 돌아간다. 일반 PC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태블릿PC에서도 잘 작동되도록 최적화를 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켜는 시간도 빨라졌다. 아직도 제일 많이 쓰이는 '윈도 XP'의 경우 전원 버튼을 누르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걸리는 부팅 시간이 3~4분에 달할 정도로 느렸다. 하지만 '윈도 8'은 8초 만에 켜진다고 MS는 설명했다. 입력 장치도 확장됐다. PC에 쓰는 키보드와 마우스 외에 태블릿PC에 사용하는 터치 기능을 추가했다. 윈도 8은 화면 여러 곳을 동시에 눌러 기능을 작동하는 '멀티 터치' 방식을 지원한다. 스티븐 시놉스키(Sinofsky) MS 윈도 총괄 사장은 "윈도 8은 모바일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CPU부터 입력방식까지 모든 면을 새롭게 바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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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의 스티븐 시놉스키 윈도 총괄 사장(오른쪽)이 13일 마이클 앤길로 부사장과 함께‘윈도8’운영체제의 새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떠오르는 태블릿PC·스마트폰 시장 잡아라

    MS가 모바일 시장에서는 죽을 쑤고 있지만 PC·태블릿PC·스마트폰 등 모든 종류의 컴퓨터를 통틀어 보면 점유율 85%로 확고부동한 1위다. 하지만 PC 시장은 성장세가 급격히 둔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PC 시장이 올해 3.8%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스마트폰은 2012년에 5억대 이상 팔려 일반 PC 시장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MS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 시장을 놓쳐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대변신'에 나선 것이다.

    애플의 미국 PC 시장 점유율은 2006년 4%대에서 올해 10%를 넘어섰다. 아이폰·아이패드와 비슷한 운영체제를 사용하면서 상호 연결이 편리하고 사용법도 익히기 쉬워 인기를 끌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IT업체들에 무료로 배포하면서 3년 만에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같은 전략으로 태블릿PC의 점유율도 급속히 높여가고 있다.

    MS·애플·구글 등이 벌이는 'OS 삼국지'는 한국 기업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삼성전자·LG전자가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구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MS가 분발하면 상황이 바뀐다"며 "제조력이 강한 한국 기업들에 MS와 구글이 서로 '우리 OS로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드웨어는 강하지만 소프트웨어가 약한 국내 기업에 불리한 측면도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OS가 설 자리는 줄어들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바다 2.0'이나 지식경제부가 만들 예정인 '인터넷 OS'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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