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해외 연기금이 포함된 국제 컨소시엄에 참여해 호주의 유료 고속도로 운영업체를 총 21억호주달러(약 2조4000억원)에 공동으로 인수한다.

국민연금의 호주 투자는 지난해 3월 시드니 소재 오피스빌딩인 오로라 플레이스를 757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13일 금융업계와 호주 언론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호주 멜버른의 외곽순환도로인 이스트링크(Eastlink)를 운영하는 호주 기업 커넥트이스트(ConnectEast)를 호주의 인프라 전문 투자펀드(CP2)를 통해 공동 인수한다. 국민연금은 전체 지분의 15%에 해당하는 3억1500만호주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제 컨소시엄에는 8개 국내외 투자기관이 참여하며, 국내 투자기관으로는 국민연금 외에 교원공제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투자기관으로는 미국 사학연기금 TIAA-CREF, 영국 대학연기금 USS, 네덜란드 연기금 APG, 덴마크 연기금 ATP, 뉴질랜드 연기금 NZSF, 그리고 중국의 국부펀드인 CIC가 참여한다.

멜버른 외곽을 달리는 이스트링크는 커넥트이스트가 완공해 지난 2008년 6월에 개통했으며, 통행료 수입 등을 올린 뒤 오는 2043년 11월에 호주 정부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운영해왔다. 그런데 이스트링크를 이용하는 차량이 적어 커넥트이스트는 적자에 시달려 왔으며, 최근에야 소폭 흑자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커넥트이스트를 인수한 국제 컨소시엄은 올해부터 호주 정부에 넘겨주는 2043년까지 32년간 이스트링크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스트링크는 총 길이 39㎞에, 1.6㎞짜리 터널 1개와 72개 다리를 거치는 왕복 6차로 도로이다. 통행료는 처음부터 끝까지 달릴 경우 2.6호주달러(약 3000원)를 받고 있다. 커넥트이스트는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매각을 승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앞서 영국의 HSBC타워와 독일의 소니센터, 미국의 컬로니얼 파이프라인 등 6개국의 부동산 11개를 인수하거나 투자했으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5조원이 넘는다.